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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빈곤/불평등문제
· ISBN : 9791192953847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6-08-27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1장 작은 빵들의 전쟁
2장 굶주림 없는 혁명
3장 린 머신
4장 휴가 가는 야만인들
5장 이것은 요트가 아니다
6장 파라다이스 시티
7장 아마존
8장 섬의 불가능성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러나 슈퍼리치는 부를 축적하는 것으로만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그들의 지배력은 상상의 영역에서도 작동한다. 슈퍼리치는 선구적인 천재이자 하늘이 내린 기업가, 나아가 인류의 구원자로까지 떠받들어진다. 수천 명의 이주민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동안 우리는 슈퍼리치의 요트를 동경하고, 수백만 명이 이 지구에서조차 마땅히 살아갈 곳을 찾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들의 화성 식민화 계획에 환호를 보낸다. 이러한 모순이 내가 ‘도발 사회’라고 부르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도발 사회에서는 특권이 지나치게 비대해져 끊임없는 힘의 과시로 변질된다. 슈퍼리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반면 불평등은 점점 더 심해진다.
억만장자라면 아무리 엉뚱한 행동을 해도 미친 사람 취급받지 않는 이런 현실에 아직도 놀라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그들의 해괴한 변덕에 분노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자극적인 모습에 열광한다. 우리는 마술사의 현란한 묘기에 정신을 빼앗긴 서커스 구경꾼처럼, 그들이 부를 과시하고 지구의 자원을 탕진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부와 부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숭배한다. 이른바 부의 전도사들은 영웅으로, ‘선구자’로, ‘대단한 혁신가’로 추앙받는다. 이 반신반인들은 자신의 위대함에 한껏 취해 인류의 구원자 행세를 한다. 우리는 절박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들이 기적을 행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들로부터 흘러나오는 부의 낙수는 성수이며, 그들의 기술은 곧 구세주와 같다. 혹자는 지구의 미래가 믿음직한 손에 맡겨져 있다고 하고, 우리는 그 말을 간절히 믿고 싶어 한다. 이렇게 근거 없는 낙관론이 넘쳐나는 마당에, 어떻게 그들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로맹 가리는 소설 『흰 개』에서 이런 오만함을 조장하는 사회질서를 ‘도발 사회socieede provocation’라고 했다. 도발 사회는 “경제적 팽창 과정에서 끊임없이 부의 과시에만 열중하고, 광고와 화려한 쇼윈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진열대를 통해 소비와 소유를 부추긴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인구가 소외되는 상황은 나 몰라라 한 채, 진짜 욕구 혹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욕구를 만족시키라고 부채질하면서 정작 그 욕구를 충족할 수단은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도발 사회는 부자들의 추악한 행동이나 저급한 생활양식을 미화하면서, 거기서 생겨나는 빈곤과 대중의 분노는 철저히 외면하는 사회를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