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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세계패권과 국제질서
· ISBN : 979119831213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5-03-20
목차
1부 비극의 서막
2부 시온주의
미주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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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서구사회는 스스로 만든 극단주의로 인해 공포에 휩싸였고, 겉으로는 무해해 보이고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공포로 이어지는 질서를 확립한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책은 오늘날 전개되고 있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확립하자는 게 아니라, 이렇게 서구에서 추방되어 동쪽으로 옮겨지고 재편입된 그 긴 역사를 제대로 세우자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국민과 이스라엘 국민은 지금 전개되는 그들의 역사 및 그들의 현재와 자신들이 얼마나 무관한지 알고 있을까?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른바 지나간 역사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여기서 끝없이 되살아나, 부자연스럽고 마무리 지을 수도 없는 원인으로 인한 갈등 속으로 그들을 끌고 들어갔다. 그들은 얼마만큼이나, 한 역사에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피해자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피해자인가? 이것은 유럽의 역사다. 이 역사에서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은 어느 쪽도 범죄자나 집행자가 아니다. 아랍인들은 짐을 떠안았고, 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재앙의 형벌을 받았다. (…) 유대인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난 서구가 대립하는 두 세력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거만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유대인과 아랍인이, 그리고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서로를 공격하고 죽이는 모습을 보라.
이 냉담한 시대에 사람들이 가스실에 들어가거나, 설상가상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 연기를 피워내는 시체 더미의 문명에서, 살해된 시체들은 각자 유린당한 자신만의 일대기와 희망, 일상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피해자’의 시체가 아니라 살아서 고문당한 자들의 시체였다. 피해자가 될 운명인 ‘피해자’도, 전문적인 피해자도 없다. 그러므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없다. 또한 피해자의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으며, 모든 이는 그 삶을 살아가는 개인의 자연스러운 삶과, 열광적이고 내밀한 삶의 주인이다. 그것은 매순간 사라지는 생생한 이름이고 몸이며 그 몸의 그림자다. 단 하나의 의식이며 수많은 욕망이다.
그러나 피해자 측도 한결같이 선한 면만 있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