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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001073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3-05-11
책 소개
목차
Ⅰ
바다 이불-12 /무위無爲-13 /불이문不二門-14 /노스님 독경 소리-15 /유리벽 안팎 1-16 /유리벽 안팎 2-18 /계단-20 /황혼 무렵-22 / 거기가 거기-24 /강가의 바위-25 /한적한 풍경-26 /새가 되고 물이 되어-27 /저무는 강가에서-28 /숯과 불잉걸-30 /술잔 속의 파도-31 /길 1-32 /길 2-33 /원근遠近-34 /흔들림-35
Ⅱ
팽나무 그늘-38 /쉼터 의자-40 /시드는 풀-41 /저무는 가을풍경-42 /절해고도絶海孤島 1-44 /절해고도絶海孤島 2-45 /자작나무 꿈길-46 /강물과 은사시나무-48 /성탄 무렵-50 /영원을 품듯이-51 /한겨울 달빛-52 /겨울 산울타리-54 /빨간 열매-56 /섣달 아침-57 /한밤중 바람-58 /한겨울 은총-59 /늦겨울 꽁지 마을-60 /고산방학도孤山放鶴圖-62 /오늘-63
Ⅲ
홍매화 전언傳言-66 /봄맞이-67 /종달새에게-68 /창가에 앉아-69 /새봄 새 아침-70 /봄 환상-72 /봄, 꿈-73 /배꽃 피는 밤에-74 /꽃 한 송이-75 /보라별꽃-76 /악몽과 커피-77 /언덕 저 너머-78 /편백나무 향기-79 / 나뭇잎 하나-80 /는개-81 /영감靈感-82 /그루잠의 꿈-83 /성聖 풍경―노부부-84 /성聖 풍경―고사목-85
Ⅳ
낙조落照-88 /황혼 점묘-89 /해시海市-90 /녹명鹿鳴―어떤 가인歌人-91 /불만과 오만-92 /유무有無―너는 누구이길래-93 /무상無常-94 /룽다와 낙엽-95 /줄줄줄-96 /사람이 그립다 1-98 /사람이 그립다 2-99 /속·실향失鄕-100 /자라봉 바라보며-102 /헛제삿밥-104 /옛 미덕美德-106 /윤옥순의 해바라기-108 /지우고 비우기-110 /오늘 하루-112 /또 술타령-113
|해설| 갇힘과 열림, 경계와 초월의 미학-조창환(시인, 아주대 명예교수)-115
저자소개
책속에서
노을은 바다의 무늬 고운 이불일까
수평선에 조금 걸려 있던 해가
그 이불을 끌어당겨 뒤집어쓴 것일까
달이 뜨고 별들이 흩어져 앉아,
더러는 이마 맞대고 서서 깜빡이면서
그 이불 무늬를 바꾸어 놓는다
해가 수평선 너머에서 잠자는 동안은
달과 별들이 바다 이불의 무늬,
바다와 해의 꿈결이라고 해도 될까
―이태수 시 「바다 이불」 전문
유리창 너머 새가 날아왔다가 간다
새가 앉았던 나무에 바람이 지나가고
바람이 가고 오는 동안에는
구름 따라왔는지, 바람을 따라가는지
먼 날들이 다가왔다가 간다
지난날 붙잡으려던 미련도 내려놓는다
산 너머로는 구름이 떠가고
하늘 저편으로 비행기가 날아간다
안과 밖을 갈라놓는 유리벽,
이 투명하지만 견고한 벽에 갇힌 나는
벗어나려고 안간힘쓰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눌러앉으려 하는지
앞길로만 갈 줄밖에 모르는
세월은 언제까지나 같은 걸음으로 간다
가서 돌아오는 것들도 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것들도 간다
유리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내 마음이 그 풍경 속으로 갔다 오고
돌아와서는 가는 것들을 따라간다
―이태수 시 「유리벽 안팎 1」 전문
마음 비운 자리에 꽃 한 송이 핀다
저 생명의 절정인 꽃,
비워서 차오르는 저 절정의 찰나를
처음이듯, 마지막이듯
깊이, 더 깊이 끌어당겨 그러안는다
이 찰나가 영원이듯,
영원이 바로 이 찰나이듯, 피어나는
절정의 꽃 한 송이
마음 내려놓은 자리에 그 꽃이 핀다
―이태수 시 「꽃 한 송이」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