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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303425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6-30
책 소개
목차
1988년 서울, 달동네
달동네 왕따 보이, 왕따 걸을 만나다
달동네 사람들
옛날 애인
카사노바
카풀
소풍
그 사람
우리들의 양지
몰래 데이트
장미와 보석
실연
청혼
결혼식
신혼여행
팝콘 소년과 베이컨 소녀
임종
2025년 대성리, 강가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늘과 아주 가까이 있는 서울의 한 달동네, 숭인동 860번지. 별들이 달동네의 밤하늘을 수놓았고, 별들 사이로는 둥그런 보름달이 떴다. 희고 탐스러운 보름달은 밤의 왕이라도 되는 것처럼 별들을 거느리며 그 빛을 한껏 뽐내는 중이었다. 이 동네에서만큼은 그 누구도 편애하지 않겠다는 듯 밤의 왕은 달동네를 골고루 구석구석 비추어 댔다.
옆방 애숙 누나가 샴푸와 대야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뜨거운 물이 담긴 대야를 수돗가에 내려놓았다. 애숙이 수도꼭지에서 찬물을 받아 대야에 담긴 뜨거운 물에 섞어 미지근하게 만들고는 샴푸로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샴푸 냄새가 향긋했다. 사시사철, 사글셋방 동지들은 연탄 아궁이나 석유곤로에 물을 끓여 써야 했다. 달동네의 수도꼭지에서도 따뜻한 물이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보석이 치약 거품을 튕겨 가며 애숙을 향해 물었다.
“누나, 오늘 몇 시에 끝나?”
“왜?”
왜긴, 혼자 저녁 먹기 싫으니까 그러지.
“데이트할까?”
애숙은 기가 막힌 듯 웃었다. 애숙은 공무원 연금 매점에서 일하는데 거기서 파는 빵과 우유를 보석에게 자주 사다 주었다. 보석이 가장 좋아하는 빵은 보름달 빵이었다. 맛도 좋은 데다 폭신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