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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034040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3-07-07
책 소개
목차
헤어스타일
사각사각
복수는 우리의 것
뭣 같은 기분
카페 울프
오후 한때 소나기
로켓맨
휴먼 스테인
진짜 딸 vs 가짜 딸
생일 vs 돌잔치
눈썹데이
설렁탕 vs 곰탕
버지니아 울프
오늘도 화창한 날씨
고통의 분류
세 가지 질문
임시인
날달걀
마지막
시작
야심
데뷔전
가위 들고 달리기
연무 속 햇빛 비침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이름은 피우리. 피우리 미용실에서 일한다. 물론 내 미용실은 아니다. 이름이 같은 건 순전히 우연일 뿐. 나는 보조 미용사다. 다가오는 생일에 서른이 되지만, 아직 정식 미용사는 되지 못했다.
나는 사람들을 머리로 이해한다. 어딜 가도 내 눈에는 사람들의 머리만 보인다. 그렇다. 나는 가슴보다는 머리 쪽이다. 살면서 맹세코 머리 말고 가슴이 먼저였던 적은 없다. 그러므로 나는 헤어스타일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다. 헤어스타일은 사람이고 사람에겐 헤어스타일이 중요하니까.
여성에겐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한 건 버지니아 울프였다. 인간의 불행은 자기만의 방에 혼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생긴다고 한 건 파스칼이었고.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은 필요하다. 그러나 자기만의 방에서 항상 혼자 있을 수만은 없기에 뛰쳐나가 누군가를 만나 함께하는 것이다. 설령 그 일로 인해 불행해질지라도.
지난번에 학원 수업을 빼먹고 왔던 여고생이 아침부터 미용실 안으로 들어섰다. 평소 같으면 학교에 있어야 할 시간인데 이번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나온 것이다. 실장은 왜 아침부터 미용실에 왔냐고 묻는 대신 여고생의 머리를 커트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분위기상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아 스펀지를 든 채 실장 옆에 서서 커트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커트 후엔 스펀지로 톡톡 머리칼을 털어낼 것을 새삼 다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