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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유

사는 이유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장인성 (지은이)
북스톤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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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유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는 이유 (내일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063156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3-11-02

책 소개

파는 사람이 사면서 생각한 것들, 그리고 사는 이야기. 시력 좋은데 안경 쓰고 싶었던 마음, 글이 편한데 굳이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신발 하나 샀다가 마라토너가 된 사연, 마음이 힘들 날이면 찾았던 톤카츠집, 가지 않는 시계를 보며 떠올리는 영감, 1년간 제주살이를 하며 달라진 삶… 일상의 온갖 것들을 ‘사는’ 이유와, 그 안에 깃든 인생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

목차

프롤로그 | 사는 이유는 곧 사는 이유가 된다

New Hair New Tee NewJeans Do You See?
아직 애기인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김밥천국
김밥, 나의 소울푸드

The First Tattoo
첫 타투를 하는 법

“TEMPORARY”
그 타투는 무슨 의미예요?

Nikon D1H
그때 카메라를 팔지 않았더라면 난 뭐가 됐을까

Sony NEX7
나는 언제 행복한가

Tonkatsu Tonki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였으면 하는 가게가 있다

Swimming Lesson
수영 어디까지 해보실래요?

Nike Airmax MOTO 5+
운동화 하나 샀다가 마라토너 된 이야기

Honolulu Marathon
형편없고 부끄러운 달리기였다

Nike Pegasus
달리기를 해보자는 마음이 든다면

Dancing Shoes, Climbing Shoes, Aqua Shoes
의지력으로 해야 할 것은

옥인연립
주거의 취향

제주 차량탁송 서비스
당연함의 발견

Seoul Forest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것들

Meimei
(우리가 사랑하며) 사는 이유

The Night of Thakgil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Montbell Travel Umbrella
비 오는 게 싫어서 우산을 좋아합니다

Jeju Beer Jeju Nouveau
술 좋아하지만 취하는 건 싫어

VLLO
퇴사하고 유튜버가 되는 게 꿈입니다

Lesca Lunetier PICA
눈이 좋을 땐 안경을 쓰고 싶더니, 눈 나빠지니까 벗고 싶고

Apple Lightning Cable
좋아하는 브랜드를 말하자면 식상하지만 ‘애플’입니다

Both High-top Sneakers
(신발 많은데 또) 사는 이유

Flensted Mobiles
창의노동자에게는 멍이 필요하다

1 Hour Coupon
어느 시간강박증 환자의 고백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가장 좋아하는 책

에필로그 | (내가) 사는 (모든) 이유

저자소개

장인성 (지은이)    정보 더보기
브랜딩하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게 하는 일을 한다. 《마케터의 일》을 썼다. 쉬는 것보다 노는 것을 좋아한다. 배우고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펼치기

책속에서

좋아하는 걸 다 가질 수는 없지만 이건 갖고 싶다. 한정판으로 나온 이 시계는 구매권 응모해서 당첨된 부지런하고 운도 좋은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희귀 아이템이었다. 물론 나도 응모했지만 떨어졌다. 떨어지고 크림으로 직행했다. 크림에는 자신의 운을 얼마간의 웃돈을 받고 파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좋아하는 화가의 에디션넘버가 붙은 판화를 프리미엄 붙여서 사는 기분으로 정가보다 훨씬 비싼 돈을 주고 작품을 샀다. 아니, 비싸지 않다. 가치 있는 물건이라 여기는 사람에게는.
작품에 건전지를 넣지는 않았다. 나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니까. 딱히 시각을 알려고 산 건 아니니까. 가지 않는 시계를 보며 저 하얀 싸구려 플라스틱 위에도 프린트 하나 잘 올리면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걸 매번 확인하는 게 좋았다. 하필 이 단어가 하필 시계 위에 올라가서 만들어지는 비틀어진 개념의 틈새를 훔쳐보는 게 좋았다.
- 그 타투는 무슨 의미예요?


다음 달 산행에는 카메라를 가지고 나갔다. 도쿄의 중고 카메라상에서 장만한 NEX7. 산에서 쓰려고 작고 가벼운 것으로 샀다. 작지만 그래도 렌즈교환식 카메라. 이런 사진은 표정과 타이밍이 중요하니까.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행렬의 앞으로 뛰기도 하고, 뒤에서 찍고 또 달려서 따라가기도 했다. 평소에 달리기를 하니까 카메라 들고 이 정도 뛰는 건 문제없다. 땀 흘리는 모습을 가까이서 담고, 쉬는 시간에 물을 마시며 환하게 웃는 표정도 놓치지 않고 찍었다.
모임이 끝나고 집에 와서 사진을 분류했다. 연사로 찍은 사진들 중 잘 나온 사진들을 고르고 어두운 건 좀 밝게 보정하기도 하고, 비스듬히 찍힌 건 수평에 맞게 돌리고, 쓸데없는 부분은 크롭해서 보여주고 싶은 걸 강조하기도 하고. 그러고는 모임 페이지에 올려서 공유했다. 곧 댓글이 달리고 엄지손가락이 올라왔다. 알람에 휴대폰이 계속 진동했다. 인성 사진 너무 좋다! 이 장면을 찍었구나! 나도 있네! 내가 이렇게 웃었어? 와 이거 너무 이쁘다! 최고! 이거 웃겨! 사진 고마워! 휴대폰을 든 두 손과 얼굴이 달아오르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얼었던 손발이 녹듯이 몇 달 동안 얼어 있던 뭔가가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내가 한 일을 기뻐해주고 있다, 나도 쓸모 있는 존재인 건가.
- 나는 언제 행복한가


“여보, 오후 일정들 가능하면 취소하고 집으로 와줘야 할 것 같아.”
서울의 회사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연락을 받았다. 직감했다. 엊그제부터 메이메이의 건강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졌는데, 그 때문이라는 걸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메이메이는 얼마 전 스물두 살 생일을 맞았다. 고양이가 보통 15년에서 20년 정도 사는데 메이메이는 보통 고양이의 수명을 훌쩍 넘기고 있다. 어릴 때부터 워낙 남다른 아이였다. 메이메이는 고양이 중의 고양이, ‘고양이’라고 세 글자를 쓰고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생명체. 고등어 무늬 털은 윤이 나고 두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점프도 엄청 잘해서 어느 날은 방문 위에까지 올라갔다. 어떻게 올라간 건지 알 수 없었다. 메이메이는 의젓하고 착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정한 아이였다. 힘들거나 속상한 날이면 어떻게 아는지 조용히 옆으로 와서 따뜻하게 제 몸을 붙여준다. 지쳐서 퇴근한 날 침대에 털썩 누우면 평소엔 안 그러던 아이가 침대 위로 올라와서 품 안에 폭 누워준다. 따뜻하고 보들보들하고 고르릉고르릉 소리가 났다. 마치 충전을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걸 ‘고양이충전’이라 불렀다.
- (우리가 사랑하며)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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