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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아카식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은이)
텍스티(TX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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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카식 (우리가 지나온 미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190166
· 쪽수 : 281쪽
· 출판일 : 2024-09-24

책 소개

전작 『슬픈 열대』, 『굿잡』을 통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강렬한 스릴러를 선보여 온 해원 작가의 세 번째 소설이다. 시대를 담아낸 스릴러 서사를 대중적 필치로 풀어내는데 능숙한 작가답게 현재의 대한민국을 냉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조명할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타임슬립 장르와 SF의 아이콘들을 버무려 비정한 현실로부터의 구원을 꿈꾸게 하는 판타지를 선사한다.

목차

▸사고 * 09
▸자매 * 16
▸외출 * 26
▸제안 * 37
▸유괴 * 44
▸악당 * 54
▸특별한 아이 * 67
▸미행 * 76
▸6번 칸 * 84
▸생존 반응 * 86
▸납치 * 94
▸예언자 * 105
▸세 명의, 언니 * 113
▸실험실 * 119
▸종말 * 130
▸감금 * 133
▸튜너들 * 144
▸스트리밍 * 154
▸4번 칸 * 163
▸안테나 * 170
▸하모니 * 179
▸탈출 * 187
▸구출 * 197
▸예지 * 202
▸재회 * 206
▸그림자 * 221
▸약속 * 228
▸충전 * 243
▸작별 * 256
▸아카식 레코드 * 265
▸미래 * 276

저자소개

해원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장편 소설 『슬픈 열대』와 『굿잡』을 썼다. 카카오웹툰에 연재됐던 웹툰 <복마전>의 원안과 스토리를 담당했다. 영화, 드라마 각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소설은 트위터에서 본 어떤 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뭐가 제일 무섭나요?” “우리들을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서서히 인도하는, 우리 힘으로는 멈출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 저는 무섭습니다.” 소년 딜런의 나이답지 않은 진지한 대답에서 시간과 인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렇게 세 번째 장편 소설 『아카식: 우리가 지나온 미래』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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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텔레비전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 친지가 있다면 명단을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화면 아래, 탑승객들의 이름이 나타났다. 눈을 부릅뜨고 가로로 흘러가는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언니의 이름이 없다는 걸 확인해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내 바람이 무너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홍은희(32세, 여)」


보다 못한 언니가 인터넷을 뒤져 어뷰징 기사 쓰는 일을 구해다 주었다. 남의 기사를 복사, 붙여넣기 한 다음에 단어 한두 개, 문장 순서만 바꿔서 새로운 기사로 탈바꿈하는 일이었다. 한국어만 할 줄 알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언니는 내가 누군지 알려 주었다. 내가 잊어버린 지난 삶을 가르쳐 주었다. 최소한의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런 언니가 곁에 없다. 생사조차 알 수 없다.
가슴이 미어졌다.


쪼그려 앉아 주섬주섬, 운동화 끈을 다시 묶었다. 남자는 내가 일어날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켰다. 속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어쩐지 민망하고 쑥스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남자에게서 등을 돌리며 화장실을 찾았다. 버스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둘러 볼일을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달려갔다. 대전 가는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터미널과 달리 버스 안은 조용했다. 자리를 찾아 시트에 몸을 파묻었다. 은근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문득 나를 보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느 집 자식인지는 몰라도 잘생겼어. 키도 크고.
잠깐만.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언니의 생사도 모르는 판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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