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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3190166
· 쪽수 : 281쪽
· 출판일 : 2024-09-24
책 소개
목차
▸사고 * 09
▸자매 * 16
▸외출 * 26
▸제안 * 37
▸유괴 * 44
▸악당 * 54
▸특별한 아이 * 67
▸미행 * 76
▸6번 칸 * 84
▸생존 반응 * 86
▸납치 * 94
▸예언자 * 105
▸세 명의, 언니 * 113
▸실험실 * 119
▸종말 * 130
▸감금 * 133
▸튜너들 * 144
▸스트리밍 * 154
▸4번 칸 * 163
▸안테나 * 170
▸하모니 * 179
▸탈출 * 187
▸구출 * 197
▸예지 * 202
▸재회 * 206
▸그림자 * 221
▸약속 * 228
▸충전 * 243
▸작별 * 256
▸아카식 레코드 * 265
▸미래 * 27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텔레비전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 친지가 있다면 명단을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화면 아래, 탑승객들의 이름이 나타났다. 눈을 부릅뜨고 가로로 흘러가는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언니의 이름이 없다는 걸 확인해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내 바람이 무너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홍은희(32세, 여)」
보다 못한 언니가 인터넷을 뒤져 어뷰징 기사 쓰는 일을 구해다 주었다. 남의 기사를 복사, 붙여넣기 한 다음에 단어 한두 개, 문장 순서만 바꿔서 새로운 기사로 탈바꿈하는 일이었다. 한국어만 할 줄 알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언니는 내가 누군지 알려 주었다. 내가 잊어버린 지난 삶을 가르쳐 주었다. 최소한의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런 언니가 곁에 없다. 생사조차 알 수 없다.
가슴이 미어졌다.
쪼그려 앉아 주섬주섬, 운동화 끈을 다시 묶었다. 남자는 내가 일어날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켰다. 속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어쩐지 민망하고 쑥스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남자에게서 등을 돌리며 화장실을 찾았다. 버스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서둘러 볼일을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달려갔다. 대전 가는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터미널과 달리 버스 안은 조용했다. 자리를 찾아 시트에 몸을 파묻었다. 은근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문득 나를 보던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느 집 자식인지는 몰라도 잘생겼어. 키도 크고.
잠깐만.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언니의 생사도 모르는 판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