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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img_thumb2/979119335768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93357682
· 쪽수 : 648쪽
· 출판일 : 2025-07-04
책 소개
목차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역자 후기: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 세상, 그리고 삶과 죽음
책속에서
원래 인간이란 놈들은 자기 역량을 뽐내며 우쭐대기에 바쁘다. 인간보다 더 강한 존재가 나타나 혼쭐을 내지 않는 이상, 앞으로 어디까지 더 우쭐댈지 모른다.
고양이에 대해서는 역시 고양이가 아니면 모른다. 인간이 아무리 진화했대도 이것만은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솔직히 그들은 그들 자신이 스스로 믿고 있는 것처럼 그리 대단하지도 않으니 더욱 난감하다. 더구나 동정심이 부족한 내 주인 같은 이는 서로를 깊이 아는 것이 사랑의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모르는 남자이기에 어쩔 수 없다.
인간의 심리만큼 이해하기 힘든 건 없다. 지금 주인이 화가 난 것인지, 들뜬 것인지, 아니면 철학자의 유서에서 한 줄기 위안을 구하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다. 세상을 냉소하는 것인지, 세상과 어울리고 싶은 것인지, 하찮은 일에 짜증을 내는 것인지, 세상에 초연한 것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고양이는 단순한 존재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화날 때는 열심히 화내고, 울 때는 죽어라 운다. 일단 일기 같은 쓸데없는 건 쓰지 않는다.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인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은 일기라도 써서 세상에 내보일 수 없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같은 고양이족은 걷고, 멈추고, 앉고, 눕고, 똥 누고, 오줌 싸는 일상 자체가 모두 일기인 까닭에, 그렇게 귀찮은 짓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보존하지 않아도 된다. 일기 쓸 시간에 툇마루에서 잠이나 자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