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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론/음악사
· ISBN : 9791193480021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11-03
책 소개
목차
총론
노래하는 음악, 노래하지 않는 음악
서문
노래하며 노래하지 않는 음악
안토니오 비발디
트리오 소나타, Op. 1, No. 12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 주제에 의한 변주곡, K. 265/300e
루트비히 판 베토벤
변주곡과 푸가 E♭ 장조, Op. 35
요하네스 브람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35
피아노 소품, Op. 118, No. 6 ‘인테르메조’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42
책속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소리를 자신의 몸으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악기의 음악을 모두 목소리로 따라 부를 수 없지만 그것이 노래와 닮은 선율이라면 가능하고, 손과 귀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거쳐서 생산할 수 있는 선율이라면 기억에 조금은 더 유리할 것이다. 반복 및 재생산될 가능성도 조금은 더 커지겠다. 만약 노래와 충분히 다를 수 있는 음악이 여전히 노래와 유사한 선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 그것은 노래함으로써 노래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얻는 동시에 기억과 반복 및 재생산의 효과를 얻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주곡은 ‘테마’를 다양한 기법으로 바꾸어 쓰는 음악이다. 여기서 테마는 모차르트가 택한 노래처럼 익숙한 관습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규칙적인 리듬, 일관성 있는 선율형, 간단한 화성 진행으로 이루어졌던 그 노래는 누군가를 설득해야만 하는 낯설고 불안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린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단순 명료한 것이었다.
변주곡에서 테마와 변주의 관계는 ‘악보들’이 바라보는 노래와 음악의 관계와도 닮아 있다. 계속해서 반복, 재생산된 테마의 상당수는 노래의 조건에 부합하지만 변주를 지나오며 점점 비노래화된다. 변주들은 노래를 부를 수 없고, 보편의 호흡을 넘어서고,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며, 신체를 긴장시키는 낯선 조합으로 바꾸어 내고, 이를 통해 안정화된 패턴을 깨뜨리는 방법을 실험한다.
『리토르넬로』에서 우리가 자세히 살피고 싶은 것은 구심점이자 출발점으로 자리하는 노래, 그리고 그 노래가 구성적 음악으로 흩어져 나가는 과정이다. 그 자체로 온전한 노래이기도 한 이 테마들을 변주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노래는 왜 노래로 머무르지 않고 달라지는가? 변주는 왜 노래의 조건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전개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어질 사례들을 넘어, 수많은 사례가 안정과 관습을 뒤로한 채 새로운 언어를 탐구하는 이유와도 연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