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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이론/음악사
· ISBN : 9791193480038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3-11-03
책 소개
목차
총론
노래하는 음악, 노래하지 않는 음악
서문
나쁜 작곡가, 좋은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No. 24, K. 491, 1악장
책속에서
굴드는 모차르트가 의심의 여지 없이 위대한 음악가이자 뛰어난 즉흥 연주자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하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어가는 말들은 모차르트가 나쁜 작곡가라는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들이다. 예컨대 C단조에 이어 등장하는 E플랫 장조의 ‘테마’들은 사실상 오르내리는 스케일이나 아르페지오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거나, 화성 진행을 잘 예측할 수 없고, 균형 잡힌 진행을 구성하기보다는 특정 시퀀스에 지나치게 오래 머무른다는 식이다. 또 모차르트의 작품이 즉흥 연주와 닮아 있고, 젊은 시절의 모차르트를 유럽의 유명인으로 만들었던 그 엄청난 재능이 말년의 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도 이어진다.
하지만 굴드의 의견을 이 곡에 관한 일반적 평가로 보기는 어렵다. 베토벤이 이 곡의 리허설을 듣고 ‘우리는 결코 이런 곡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라고 경탄했다거나 브람스가 ‘영감 넘치는 아이디어로 가득 찬 예술의 걸작’이라고 극찬했다는 이야기는 이 곡에 대한 설명문에서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렇게 양분된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18세기의 협주곡은 오케스트라와 독주자의 ‘열정적인 대화’ 모델로 설명되곤 했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 1악장은 그 관습적인 모델을 따르면서도 대화가 배열되거나 생략되는 방식에서 그 이전의 어느 협주곡보다 독창적이라고 분석된다. 수차례 반복되지 않는 주제 선율, 그에 비할 정도로 유려한 연결구들, 오케스트라와 독주자에게 독립적으로 주어진 주제 선율, 그럼으로써 계속해서 흘러나오는 다른 선율들. 이런 흐름은 협주곡의 중심을 하나의 주제 선율로, 그리고 독주자 쪽으로 수렴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입장이 보다 동등하게 마주하는 상태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멜로디가 과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