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 지나도 유효한 사랑

죽기 전에 한 가지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숙련된 뱃사공이 되는 길
And Just Like That…
누구도 아닌 나를 생각하는 마음
굴을 싫어하던 소년
취미는 노포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어른들의 원더랜드
사랑과 존경을 담아
이모, 아무거나 주세요
계절을 기억하는 법
어쩌면 인류의 희망
여전해서 다행인 것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기억에 없는 추억의 맛
시간을 흐르지 않게 가둬 놓는 법
노포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
자잘한 모래알 같은
너 내 동료가 돼라
그래도 가끔은 옛이야기를

기대를 품고 국물을 한 큰술 떠서 입에 넣었다. 음? 한 입 더 먹었다. 음…? 원래 이런 맛인가? 꿉꿉한 고기 향이 입 안에서 맴돌 뿐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나 학교 급식에서 먹던 자극적인 맛과 비교되는 무척 심심한 맛이었다. 아, 이게 원조의 맛이구나! 테이블 한편에 놓인 소금과 고춧가루에 자꾸만 눈이 갔지만 맹맹한 국물을 목구멍으로 연거푸 넘기며 애써 외면했다. 평양냉면에 겨자와 식초를 넣으면 제대로 먹을 줄 모르는 사람 취급을 당하는 것처럼 이문설농탕 역시 그 본연의 맛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간이 되지 않은 고깃국물을 마시며 나는 예감했다. 아마 다시 오지는 않겠다고. 그러다 취재차 이문설농탕을 다시 찾게 된 것이다.

뽐모도로는 그때의 우리에겐 최고의 분위기였고, 그 시절의 인상은 우리 기억 속에 언제까지고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