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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506615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4-06-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아이를 진짜 사랑한다는 것은
1장. 어른 출입 금지 구역
어쨌든 창조경제
열두 살의 연애
특이한 인간 광물 표본 200개
이름에 동그라미가 세 개인 아이
부모님이 누구니?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또 죽이고 말았다
담임의 은밀한 비밀
사실 이 얘기하려고
2장. 어린이도 한 몫의 인생입니다
울퉁불퉁한 세상을 껴안고 사는 너에게
꽃멍
100점을 못 받은 어린이가 포기해야 하는 것
그저 그런 선생님
님아, 그 선을 넘지 좀 마오
숙제는 도주범이 아니야
벽돌 무너뜨리는 아이
모든 게 웃기는 일이다
3장. 1인칭 선생님 시점
선생이 된 게으름뱅이
애도 안 낳아본 주제에
모글리의 기적
어찌 됐든 남는 장사
죄송하지만 죄송하단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다음 번엔 나도 꼭 돈가스를
춤추는 고래 메이커
서른넷, 스물다섯
4장. 그렇게 왁자지껄 우리는 어른이 된다
우리 사이는 이렇게 익어가고
어쩌다 거기에 삶이 담겨서
가장 깊고 넓고 맑고 묽은
저는 당신을 때린 적이 없습니다
오늘도 학교는 정상 영업 중
모든 날이 좋았다
한발 물러설 용기
학교에 민원 전화를 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기준은 이렇다. 일단 당연히 재산적 가치는 없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 선물을 받은 사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기사로 났을 때 어떤 댓글이 달릴지 빠르게 상상해 보는 거다. 대중들은 그들이 고등학생 때 아주 싫어했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갖고 호박벌보다도 무해한 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그런 그들조차 악플을 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 선물은 받아도 된다. 열 살 언저리의 아이들이 그 작은 손으로 건네주는 걸 거절하는 일은 언제나 고역이기 때문에, 나는 아이들의 선물이 차라리 꼬질꼬질하길 바란다. 그게 나 같은 보통의 선생과 아이들이 세상으로부터 상처받지 않을 유일한 길이니까.
보민이와 찬우는 쉬는 시간이면 서로의 오른손을 부여잡고 하나도 치열하지 않은 팔씨름을 해댔다. 아무것
도 모르는 유성이가 그 곁을 지나며 “어? 너네 힘 주고 있는 거 맞아?” 하고 눈치 없는 질문을 하면 그 애들은 괜스레 서로의 오른손을 더 꾹 잡으며 “으응” 하고 거짓부렁을 남발했다. 그러다 손을 잡은 시간이 3분이 넘어갈 즈음, 찬우가 스윽 손등을 내리며 보민이에게 져주는 거다. “얼씨구?” 난 교탁에서 그 로맨틱한 패배를 직관하며 외로이 혈당스파이크를 겪어내야 했다. 그네들도 커플이라고, 당시 연애를 하고 있지 않던 나는 괜히 혼자 부아가 북북 치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