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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50913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5-01-13
책 소개
목차
05 시인의 말
Ⅰ
우리가 서로의 색에 가까워질 때까지
13 빗금으로부터
15 데자뷔
16 세상 모든 것들의 소음
18 봄
20 피로의 필요
22 라스트 컷
24 당연한 말
26 B-side
28 적우(積雨)
30 색상표
32 오히려 좋은
34 오늘의 하늘
36 겨울잠
38 전설(傳說)
40 화음
42 Microtone
44 흰
46 미니멀리즘
Ⅱ
비를 기억하는 우산
49 우산
51 숟가락
52 혼동
54 무렵
56 일요일의 옷장
58 산성의 바다
60 스미는 숨
63 오래된 필름
64 복원
66 당신, 어둡고도 환한
68 산수국
70 첫 줄
72 불면증
74 리얼리티 마이너스
76 케이크 레시피
78 사과 한 알
Ⅲ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것들
81 대나무
82 12월의 고해
84 105동 108호
86 비
87 수선화
88 낯선 몸
90 큰넓궤
92 헛묘
94 서글픈 것들
96 둥글고 둥근
98 병(病)
100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것들
102 선(線)
104 한 송이
106 혹시
108 눈 오는 날
110 충분
112 온도차
Ⅳ
지울 수 없는 문장
115 수정난풀
116 우린,
118 작별
120 늦봄
122 이글루
124 실수
125 새들, 날아가네
126 놀이동산
127 어느 날
128 가까이에서
130 빛을 그리다
132 닮은 사람
134 상처
135 순간
136 소인국
138 헨젤과 그레텔
발문
143 빗금처럼, 스미는 | 신철규(시인)
해설
149 진 꽃들의 기억에 숨을 불어 넣는 시 | 이경수(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린 오래 달려서 길을 잃었지
엔진이 없는 롤러코스터
그걸 달리게 하는 건 오직
너의 위치에너지, 나의 운동에너지
높았다, 낮았다 완만했다 다시 떨어지는 중
바퀴에 감기는 둥근 바람에
서로의 손을 잡고 그냥 그대로
지구를 떠날 수 있다고 믿었지
멀리서 손을 흔들며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을 때
언제나 우릴 짓누르는 건 관성
우릴 붙드는 건 중력
불행만큼이나 꿈도 두려웠던, 우린
기우는 햇살 아래 꽃 그림자
희미하게 남은 노을의 자취
무언가 사라져 가는 자리에
어른거리는 그런 것들만 사랑했지
우린 웃음으로도 지칠 수 있네
그렇게 먼 길을 쉼 없이 달려오느라
제대로 풍경을 남기지도 못했지
피로가 알려 주는 것들
엔진 없는 열차는 결국 멈춘다는 걸
롤러코스터 속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지
끝은 언제나 바깥에서 오는 것
속도가 느려지면 바람이 말하지, 멈출 때야
마음 둘이 마음 둘 곳을 잃으면
마음 하나만 남아 혼자 대기석에 앉지
왜 아름다운 것들은 끝이 오기 전에 끝나나
끝을 배우기 위해 더 살아야겠다고
세상의 모든 피곤한 것들은 불 꺼진 곳으로 가네
― 「피로의 필요」
마지막 장면들만 모은 필름을 가지고 싶어
먼 길로 사라지는 뒷모습과
마주보는 두 얼굴들과
닫히는 문들,
사랑이 이루어지고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한 뒤에
긴 여름의 끝, 소년이 어린 시절과 작별한 후
서른 살이 되고, 마흔 살이 되고
아이가 자라서 집을 떠나고
누군가를 영영 잃어버린 후
그 다음 날의 새벽에 스미는 햇살
형편없이 참패한 넋 나간 얼굴들
빛나는 우승자의 광채
트로피와 쓰레기 위에 드리우는 어둠
사람들이 빠져나간 빈 운동장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은 건 이런 것들
너무 빨라 읽지 못하는 엔딩 크레딧
페이드아웃 되는 텅 빈 얼굴들
마침표를 손끝으로 오래 만져 닳게 해야지
세상의 모든 저주이자 축복인 라스트 신들
극장에 사람들이 다 나간 뒤
혼자서 보고 또 볼 수 있도록
모든 닫힌 문들이 헐거워 열릴 때까지
― 「라스트 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