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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61544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12-10
목차
** 시인의 말
1부 발신의 무늬
발신의 무늬 12
계절의 소리 13
봄의 경전 14
거짓말처럼 15
능소화 16
그냥愛 1 18
그냥愛 2 19
어찌하지 못하겠네 20
함께 흔들렸을 뿐 22
열리는 문 닫히는 문 24
달빛 아래 26
바닥 꽃 28
꽃양귀비 30
숙제 31
바람의 갈피 32
선소다리 34
2부 장도, 하프나무
진섬을 펼치다 36
우물과 팽나무 38
소호 요트장 39
낭도 웃음소리 40
낭도, 나무섬 41
낭도, 큰 바위 얼굴 42
개도蓋島, 시절 바위 43
월항리 사랑 44
미평 수원지 45
파도를 위한 변명 46
장도, 하프 나무 48
고락산 50
등대 51
죽림 부근 52
응시 54
선풍기 고개 넘어 56
3부 오늘, 특별한
손으로 발로 듣는 58
오늘, 특별한 60
건어 61
호로 롱 호로 롱 62
3.61%를 펼치다 64
돌아온 금메달 65
이색적인 면 66
허공 한 채 67
속도를 내려놓고 달려오는 68
소원나무 70
놔둬라 놔둬라 72
도깨비 장터 74
그네 타기 76
빨간 대문 집 77
소설小雪 즈음 78
4부 단밥 한 그릇
왜 몰랐을까 80
다문화 새댁 82
사과 83
태초의 그것처럼 84
다음에, 다음 기회에 86
증명하다 88
템플스테이 90
암매장 달구지 92
물속의 하얀 집, 애기섬 94
탈춤의 젖 96
만성리 굴 98
동박새 넋이 되어 100
단밥 한 그릇 102
해설 **
환유적 상상력과 기척의 시학 ―조명제(시인·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책속에서
능소화
중환자실에서
째깍째깍 분초를 다투는 동안
분주해지는 관을 보고 있어요
입안을 들락거리면서 쌕쌕거리는 관
소변 통로에 걸터앉아 떨고 있는 관
혈관을 주무르면서 울컥대는 관
그녀를 붙들고 있는 관
빨라졌다 느려져요
시간을 단단히 닫아걸고
어느 기억 언저리를 헤매고 있는지
쉰 살이 되었다가
열 살을 데려오기도 해요
지나온 삶을 끌어당기면서
남아있는 시간을 밀어내면서
그래프로 전해지는 언어
새로운 관을 만들어요
젊은 날
머리에 쓰고 싶었던 관
훈장처럼 달고 싶었던 관
최후를 끌어안고
피어나는 꽃송이를 받들고 있어요
낭도 웃음소리
시도 때도 없이 건너오는 눈빛이 좋았어
빗물에 젖어서
꿈길에 안겨서
왁자지껄 벌어지는 잇몸이 좋았어
악다구니 같던 물살도
아랫목을 차지했던 무심한 갯벌도
여우처럼 꼬리를 흔들었어
낭랑한 막걸리 한 사발로
말 걸어오는 그대
웃음처럼
푸념처럼 피어나
수평선으로 피어나
섬 하나 들이는 소리
낭도 웃음소리
파도를 위한 변명
파도는 무엇이든 뒤집는 성질이 있네
뒤집힌 세상을 반듯하게 펴는 고집이 있네
어제를 뒤집어 내일을 만들고
내일을 펴서 무엇을 만드네
12월 3일
나라를 뒤집겠다는
비상 같은 한밤의 성질을 보네
세상의 눈앞에서
스스로 뒤집히는 어처구니를 보네
모전 몽돌밭에 앉아서
모난 성질을 펴는 파도를 보네
둥글둥글
삶의 옆구리를 펴는 세상을 보네
해안선이 함께 따라가는 것을 보네
파도는 무엇이든 감싸는 소리가 있네
뒤집힌 소리를 따뜻하게 끌어안은 고집이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