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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 ISBN : 9791193707555
· 쪽수 : 318쪽
· 출판일 : 2024-08-30
책 소개
목차
발간사 / 5
1부. 지역과 다공적 돌봄
1.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다공적 돌봄의 장소만들기 / 류도향 / 13
2. 동물 돌봄을 위한 지역 혁신! / 봉영훈 / 41
3. 사회적경제가 품은 마을 돌봄 / 정선영 / 57
4. 진정한 의미의 사회통합: ‘결혼이민자 삶에 대한 재조명’ / 장은미 / 65
5. 초등 학령기 아동 돌봄의 현재와 과제 / 주문희 / 71
6. 작은도서관 기반 지역공동체, 그리고 돌봄 / 정대근 / 83
7.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에서 아동ㆍ청소년은 성착취로부터 안전한가? / 김란희 / 101
2부. 대안으로서 돌봄과 지역혁신
8. 광주다움 통합돌봄 사업의 가치와 방향 / 박종민 / 109
9.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성과와 발전 방향 / 김윤배 / 131
10. 광주다움 통합돌봄 확대 방안: 영유아 대상을 중심으로 / 국지윤 / 141
11. 광주다움 통합돌봄 확대방안을 위한 광주지역 아동돌봄 실태와 지원방안 박태순 / 155
12. 광주다움 통합돌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 / 안병규 / 165
13. 지역혁신과 돌봄 사회 / 이정일 / 173
14. 통합돌봄에 대한 단상들 / 백청일 / 189
3부. 가족 커뮤니티 인문복지의 탐색과 과제 : 가사수당과 시민참여수당
15. ‘주부=노는 사람’이라는 인식 전환, 돌봄ㆍ가사노동의 사회적 가치인정과 성평등 효과까지 동반되는 가사 수당 지급을 바라며 / 장세레나 / 201
16. 가사 노동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가사 수당 / 신희경 / 207
17. 가사서비스 시장의 공식화를 통해 가사노동자 권익 보호 / 오창민 / 213
18. 가사수당 제도 도입으로 가사노동의 “사회적 가치” 인정: 광주시민 인식조사 결과 / 임형문 / 221
19. 가치 공유 플랫폼으로서 시민참여수당 도입 방향 / 김태호 / 233
20. 지역혁신을 위한 ‘시민참여수당’과 사회적경제 / 최유진 / 255
21. 햇빛으로 복지하는 세상 만들기 / 윤희철 / 261
22. 노동과 소유(소득)의 관계: 시민참여수당에서 노동과 수당의 문제 / 윤영선 / 283
23. 시민참여수당,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 박용구 / 299
참고문헌 309
저자소개
책속에서
1부. 지역과 다공적 돌봄
1.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다공적 돌봄의 장소만들기 / 류도향
Ⅰ. 들어가며
초고령화 및 초개인화 시대가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00년대부터 급격히 가족 유대가 약화되고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우선시하는 삶의 양식이 미시적인 생활세계에 구조화되면서, 함께 사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더 일반적인 사회,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된 사회가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령화, 저출산, 자살, 고독사 등의 사회문제가 심화하고 있으며, 교육, 양육, 부양, 의료, 안전과 같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의 복지 부담은 점점 더 커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산업사회의 재생산 구조와 핵가족에 기반했던 기존의 복지국가 시스템은 분명한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가족과 공동체의 공백을 모두 국가책임으로만 떠넘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더 늦기 전에 정부, 지자체, 전문가집단, 시민사회, 민간단체, 커뮤니티, 개개인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적 복지 제도를 토론해야 할 시기이다.
복지와 돌봄에 관한 전세계적 담론에서는 지역사회의 자율성과 창의성에 기반한 새로운 돌봄 체제의 도입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서 지역사회 기반 새로운 돌봄 체제란 국가가 취약한 대상군을 설정해 건강, 주거, 교육 등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위기관리시스템을 넘어, 주민들이 구체적인 자기 삶의 공간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재배치하는 돌봄의 관계망과 인프라 구축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2018년부터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을 미래의 새로운 복지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선도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지역사회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욕구를 충족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 ‘지역사회 통합돌봄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2019년 6월부터 보건복지부의 주관하에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선도사업은 혁신적인 사업 설계와 지역별 맞춤형 복지 모델의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기존 복지 제도를 건드리지 않은 채로 별도의 사업에 머물렀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 또한 돌봄 대상자들에 대한 낙인효과뿐만 아니라, 인격모독과 과도한 요구 등의 불합리한 처우로 돌봄 종사자들이 이탈하는 실질적인 현장고충도 과제로 떠올랐다. 더구나 2023년 윤석열 정부에서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은 ‘노인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실시된다. 기존 사업에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3개 분야가 노인 1개 분야로 통폐합되어 축소된 것이다. 예산 또한 2019년 7개월분 국비 약 64억원(국비 5 : 지방비 5)에서 2023년 6개월분 32억4000만 원(국비 5 : 지방비 5)으로 절반가량이 줄어 사업의 위상이 전체적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이런 정치적 지형 속에서 지금까지 추진된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촉구하고 사회적 논의를 재점화하는 것은 중요한 연구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커뮤니티케어의 인문적 비전과 현실화 가능성을 고찰한다. 여기서 인문커뮤니티케어는 지역에 사는 이들이 서로를 친구이자 이웃으로 여기며 좋은 삶ᐨ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 중심 돌봄 체제를 뜻한다. 이는 단순히 물질의 충족이나 서비스의 수혜가 아니라, 상호존중과 상호돌봄을 수행하는 안전한 커뮤니티의 형성을 목표로 삼는다. 여기서 좋은 관계는 커뮤니티케어의 다양한 지역적・장소적 특색을 고려한 구체적인 실행단위이자, 계량화・수치화할 수 없는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질적 지표라 할 수 있다. (2절. 커뮤니티케어의 인문적 비전: 좋은 삶ᐨ관계)
필자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 사례로 독일 ‘다세대주택’ (Mehrgenerationenhauser)과 서울 ‘달꿈예술학교’를 검토하면서 한국 사회에 이미 존재하거나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인문커뮤니티케어의 잠재력을 논한다. 독일 ‘다세대주택’은 국가 자본에 의해 도시와 마을에서, 서울 ‘달꿈예술학교’는 민간의 풀뿌리 운동을 통해 동네에서 인문커뮤니케어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3절. 인문커뮤니티케어의 사례: 독일 다세대주택과 서울 달꿈예술학교)
필자는 두 사례의 시사점을 자발적 참여와 다공적 반려로 특징짓는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인문커뮤니티케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성을 최대한 발현하고, 균일하고 동질적인 가족의 친밀권을 넘어 저마다 다른 형태와 리듬으로 상호의존할 수 있는 관계의 친밀권을 구성해야 함을 주장한다. (4절. 나가며: 자발적 참여와 다공적 반려)
Ⅱ. 커뮤니티케어의 인문적 비전: 좋은 삶-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