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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4087519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4-06-26
책 소개
목차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올림픽대로 위의 택시 기사님
일곱 시간 삼십 분, 520킬로미터
에스프레소와 흰 우유
첫 바다 수영, 첫 오레키에테, 그리고 첫 올리브
자연스럽고 근사한 복장으로
길을 잃어버리기로
올리브 농장 옆 워터파크
맨발로, 바다까지
내 마음을 이곳에 두고 왔다
일 돌체 파르 니엔테!
다시 제자리로 가야 할 때
스물다섯 살의 내가 본 것들
리사의 시간은 나의 기억 속에서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곳이다. 리사와 함께 여행할 곳은. 더불어 내 마음속의 이탈리아는 언제나 여름이 아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탈리아의 겨울 풍경을 그려본 적이 없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뜨거운 햇빛과 그 색을 빈틈없이 담아내는 도시. 내가 알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런 여름의 장면으로 가득했다. 넉넉한 리넨 셔츠의 단추를 두어 개쯤 풀어헤치고 제법 손때가 묻은 파나마모자를 머리 위에 얹고서 강렬한 태양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 시원한 바다와 이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모습. 게다가 사람들의 섬세한 매너와 다정함은 늘 아름다운 여름의 이탈리아를 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것도 이탈리아의 큰 도시가 아닌, 바닷가에 위치한 작은 도시여야 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중에서
갓 구운 크루아상을 한 손에 들고 베어 무는데, 리사가 말한다.
“아빠, 나도 커피 마셔봐도 돼?”
나도 어렸을 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어린이는 커피 마시면 안 돼.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져.” 어린 마음에 머리가 나빠진다는데 정작 본인들은 왜 마시고 있는지 궁금했다. 나는 리사에게 그런 대답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에스프레소 잔 받침에 올려두었던 티스푼에 커피를 살짝 담아 “먹어봐.” 하며 건네주었다. 예상했지만 잔뜩 일그러지는 표정에서 대답을 듣지 않아도 리사가 생각하는 커피 맛을 알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와 흰 우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