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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야기
· ISBN : 9791194366126
· 쪽수 : 175쪽
· 출판일 : 2024-12-1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일본 거장의 영화를 산책하다
<드라이브 마이 카>(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에 나타난 한국 관념 11
『라플라스의 마녀』(미아케 다카시 감독) 영화화에 따른 장면 선택의 요인 21
<리얼 술래잡기>(소노 시온 감독)에 나타난 존재의 감각 31
<스즈메의 문단속>(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미래의 인연 법칙 36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 51
<스파이의 아내>(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와 불안한 진실 65
일본 잔혹영화의 정신적 배경 고찰 75
2부 일본 문화의 숲을 거닐다
일본을 보다 105
개혁의 땅, 조슈와 사쓰마 123
한글을 닮은 일본의 신대(神代)문자 140
신대문자와 막말(幕末) 정한론(征韓論) 연계성 164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왜, 무슨 인연으로 이웃 나라 일본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 지나간 기억을 반추할 때면 무엇을 회상하건 간에 그 첫 단추는 그저 옷깃을 여미듯 사소하다.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이란 이웃 나라가 불현듯 나에게 개인적으로 억울한 감정을 들게 했다고 눈 크게 기억된다.
그때 나에게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만큼 일본도 잘 알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남 보기에 소박하고 나 또한 부끄럽지만, 이 책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틈새 공부를 쌓아온 결과물이다. 일본영화를 통해 일본의 정서에 가까이 다가서려 했고,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보면서 뭔가 새롭게 관계를 설계하고자 꿈꾸기도 했다. 나는 비록 미약하나 이 책은 스스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 「책머리에」 중에서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사회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의 대담이 진행되었다. 거기서 말하길, <드라이브 마이 카>(2021)의 주 무대로 자리하는 ‘히로시마’가 프리프로덕션 당시에는 ‘부산’이었다고 했다. 센텀시티에 있는 ‘영화의 전당’을 ‘연극의 전당’이라고 설정하여 연극제가 열리는 장소로 애초 구상했고,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와 관련된 장면을 찍을 예정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부산 오는 것이 여의치 않아 우연히도 대안으로 히로시마(廣島)에서 찍게 되었다고 한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전작 <해피 아워>(2015)를 찍었던 장소가 고베(神戶)였던 것도 우연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영화 속의 그런 장소들이 이미 거대한 재난의 역사를 품고 있으므로 감독의 가벼운 해명과는 다르게 그 자체로 무언의 내러티브 작용을 하게 되어 있다. 애초의 의도가 아니더라도 공간이건 뭐건 영화에 표현된 어떠한 장치에는 영화의 저변으로 내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기호로서 작용하기 마련이다. 프리프로덕션 당시 구상했던 ‘부산’이 <드라이브 마이 카>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한국’의 흔한 장소로 환치되어 보이는데, 주인공 가후쿠 소유의 빨간색 ‘마이 카’가 한국에 와 있어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 「<드라이브 마이 카>에 나타난 한국 관념」 중에서
신화 시절 신성한 국토를 고유의 신들이 수호한다고 하는 이념은 강렬한 선민의식과 자민족 중심주의의 사고를 길러46 쾌감에 있어서도 완전주의를 지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일본인들은 뼈를 단순한 사물로 생각하지 않고 영혼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칼로 뼈를 자르는 행위의 무게감이 다른 나라의 슬래셔 무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식 신체훼손은 감각적으로 차별화된 특유의 잔혹한 시각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 「일본 잔혹영화의 정신적 배경 고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