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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94706137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5-06-25
책 소개
목차
작가 소개
변신
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흉측한 벌레로 변해 침대에 누워있는 걸 발견했다. 그는 철갑처럼 딱딱한 등을 깔고 누워있었는데, 고개를 조금 들자 아치형의 단단한 마디들로 나뉜 둥그스름한 갈색 배가 보였다. 이불은 금세 흘러내릴 듯 배 위에 간신히 걸쳐져 있었다. 몸뚱이에 비하면 형편없이 가느다란 다리 여러 개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앞에서 애처롭게 버둥댔다.
이불을 젖히기는 아주 쉬웠다. 숨을 들이켜서 몸을 조금 부풀리자 이불은 저절로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다음이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그의 몸이 유난히 널찍이 퍼져 있는 탓이었다. 몸을 일으키려면 손과 팔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가진 거라곤 가느다란 다리 여러 개뿐인 데다가, 그것들은 쉬지 않고 제멋대로 꿈틀대며 영 말을 듣지 않았다. 다리 하나를 구부려 보려고 하면 그 다리가 제일 먼저 쭉 뻗어버렸다. 그러다가 가까스로 그 다리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러는 동안 다른 다리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맹렬하게 법석을 떨어댔다.
아무도 혼자 집에 있으려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집을 아예 비워둘 수도 없었기에 식구 중 적어도 두 사람은 집에 항상 남아 있었다. 사건이 일어났던 바로 그 날, 하녀는 — 그 사건에 대해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 당장 해고해 달라며 어머니에게 애걸복걸했다. 그러고는 15분만에 작별을 고하게 되자 눈물을 글썽이며 해고해줘서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