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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94853152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08-01
책 소개
목차
루디
대수롭지 않은
평행우주 고양이
심해의 파수꾼들
마인드 리셋
여자의 계단
작품 해설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쩌면……” 레나는 특유의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비록 찰나지만, 선생님은 그때 우연히 평행우주를 엿본 건지도 몰라요.” 응? “아니, 분명해요.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바로 그 순간, 또 다른 가능한 세계가 만들어져요. 그것도 무한히. 선생님은 하나의 선택을 한 거고, 그때 갈라지듯 다른 세계가 만들어졌을 거예요. 그 세계를 엿본 게 분명해요. 놀라워요. 나 말고도 다른 세계로 건널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어떤 선택을 통해 선생님이 지금 이 바에 앉아 있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일찍 자고 일어나 실험실로 나서는 선생님이 사는 세계가 있고, 집에서 맥주를 마신 뒤 지각을 한 선생님이 사는 우주도 저기 어디엔가……” 잠깐! 손을 들어 그녀가 말을 멈추게 했다. 레나는 말을 멈췄지만, 진심으로 놀라운 무언가를 발견하기라도 한 듯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세상에, 평행우주라니.
태주를 뒤따르며 복도를 통과하는데, 갑자기 그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돌려 나를 쳐다본다. 그의 동공 반응에서 불안을 읽어낸다. 왜? 나는 의아해 그를 쳐다본다. 순간 캐터필러와 닿은 바닥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설마…… 지금 내 몸체의 중량을 걱정하고 있는 건가? 맙소사. 인식하지 못하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결과가 된다. 안 돼. 하지만 늦었다. 2층 바닥 전체가 무너져 내리며, 우리는 밑으로 끝없이 추락해 간다. 이미 모든 것을 태우고 재만 남은 2층을 지나 더 깊숙이, 밑으로, 어둠으로…… 그리고 암전. [관찰대상자 기억 뉴런 신호 반응 없음] 나는 또 그를 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