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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5218127
· 쪽수 : 285쪽
· 출판일 : 2014-12-15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기억 속으로, 공간 속으로
1부 배제와 물신의 공간
1. 소비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스타벅스의 ‘자유’
호모 이코노미쿠스, 코엑스몰에 가다
당신의 여가는 얼마짜리인가
2.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일터가 삶터를 잡아먹다
아파트 공화국
고시원에서 ‘살다’
3. 자기경영의 논리
사교육의 셈법
매력자본과 상징자본의 결합: 성형외과의 경제지리학
2부 남겨진 공간, 사라지는 공간
1. 하드웨어와 상징자본 축적
<혜화동> 혹은 휴먼 스케일
대형화의 법칙 그리고 부수적 피해
대학 캠퍼스의 정치경제학
교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2. 렌트경제
렌트생활자의 안락사?
가격에도, 임금에도 지대부터 깔고
렌트경제의 패배자들
학벌도 렌트다
3. 비동시성의 동시성
남겨진 것들의 세계사
누구의 잘못도 아닌 공간
3부 등고선의 은유
1. 따라올 테면 따라와보라!
공공성은 아파트 앞에서 멈춘다
서울은 얼마나 불평등한 도시인가: 한국경제의 피케티비율
대리운전과 택시의 주행 전략
2. 관계자 외 출입금지
이 선을 넘지 마시오
비생산적 노동들
3. 한국의 경제모델: 도강비, 유흥주점, 양아치
따라잡기와 따라 하기
누가 당신 등에 빨대를 꽂았는가
4부 높이 날고픈 욕망
1. 약탈에 의한 축적
태초에 부지런한 이가 있어…
실패한 인클로저
욕망과 실천의 우연한 결합, 그 허무한 결과
2. 재주껏 알아서 살아남으라
자본의 한계: 국가의 이름으로 심은 대로 거두리라
고시생의 시대에서 공시족의 시대로
누가 내일을 말할 수 있는가
3. 두 개의 사회
이너 시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남아도는 사람들의 갈 곳은
능력주의라는 신화 이후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울은 한국 자본주의의 성취와 모순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곳이다. ‘압축 성장’ 혹은 ‘후후발 산업화’라 불리는 한 세대 남짓 짧은 기간에 벌어진 극적인 변화, 그 상징적 장소인 서울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지켜야 할 것이건 버려야 할 것이건, 그 모든 것들은 ‘지금 여기’를 총체적으로 구성하는 요소들이며 우리의 욕망과 의도, 행동과 투쟁이 맞부딪히며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28
여가가 그저 노동시간의 나머지로 주어지는 것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가의 ‘품질’ 또한 여가를 즐기는 비용,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가 시간 중에 소비하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여가의 품질이 여가의 가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여가의 가격이 여가의 품질을 규정하는 일종의 전도(뒤집힘) 현상이 생겨나는 것이다. 여가의 품질 차이는 여가가 사용되는 공간의 차이로도 나타나게 된다. 나아가 품질이 서로 다른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는 여가의 공간도 분리되기에 이른다. 49
정보비대칭이 심한 상황에서는 정보를 많이 가진 쪽에서도 상대방에게 자신이 정보를 많이 가졌음을 드러내 보이기가 어렵다. 내가 얼마나 좋은 인풋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인지 나는 알 수 있으나 학부모나 학생들은 잘 모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간접적인 방법으로라도 내가 좋은 선생님, 즉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선생님임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등급이 오르지 않으면 수강료를 환불해드립니다’ 같은 마케팅 전략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또 하나, 너무 유치하지만 현실적으로 효력을 갖는 전략은 선생님의 출신 대학을 알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SKY’, ‘서울’, ‘연세’ 같은 단어를 변형하고 조합한 학원 이름들이 그토록 많이 생겨났던 것이리라. 85
좁은 공간에 점점 더 많은 신도를 수용해야 ‘비즈니스’로서 생존이 가능한 교회는 고층에 지하예배당까지 갖춘 대형 건물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의 밤하늘에 빽빽하게 들어찬 붉은빛 십자가가 수많은 교회들의 독점적 경쟁 상황을 나타내주는 상징이라면, 점점 더 위압적인 숭고미를 갖춘 화려한 외관의 대형 교회는 그 경쟁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요소인 동시에 경쟁을 이겨냈음을 자축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125
교회에다 수익성의 논리를 들이대는 불경을 저지르기로 한다면, 교회의 자본생산성 역시 계산할 수 있다. 교회가 제공하는 것을 종교적 위안 서비스라 간주하면, 그 대가로 벌어들이는 부가가치는 기본적으로는 신도들의 헌금 총액으로 결정된다. 교회 면적이 똑같다면 신도 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신도 일인당 헌금 액수가 많을수록 그 교회의 자본생산성은 높아질 것이다. 어느 대형 교회에서 정관에 십일조 헌금 의무를 명시하도록 개정하려던 해프닝은 경제적 논리로만 보자면, 떨어진 자본생산성을 가격을 인상해 만회하려는 기업의 시도와 다를 바가 없다. 125~126
한국사회에서 렌트의 원리가 작동하는 대표적인 영역은 학벌일 것이다. 열아홉 살 무렵의 어느 시점에 치른 시험의 결과로 인생의 출발 시점 그리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헤쳐 나가야 할 삶의 난이도가 결정된다는 것,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벌은 바꿀 수 없다’는 말처럼 이른바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정의상 ‘좋은 학벌’은 항상 전체 게임 참가자의 일부만 가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마치 압구정동의 땅이나 아파트가 갖는 것과 같은 렌트로서의 성격이 학벌에도 생겨난다. 148~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