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릴레이 희곡집 3

에디터노트 1도씨가 온도들에게/ 허영균
p. 8 시제 올리는 시간/ 김상희
p. 18 틈/ 박연
p. 28 함께하자, 제발/ 미안
p. 40 은신/ 김민수
p. 52 팬티를 벗는 시간/ 김연재
p. 64 Shelter/ 김지영
p. 76 클라이맥스/ 김지은
p. 88 소녀/ 김현졍
p. 100 니가 맥북이 왜 필요해/ 김홍기
p. 110 음복/ 박지원
p. 122 주연을 기다리며/ 서상완
p. 134 조용희, 해/ 강다영
p. 144 분수처럼/ 김경원
p. 154 오늘의 사원/ 송재원
p. 164 잔상/ 양강민
p. 180 레슨/ 이강한
p. 194 겨울연가/ 진주
p. 208 잠기다/ 원하은
p. 220 패치워크걸/ 이아름
p. 230 다음 생애는/ 이동경
p. 242 라면 먹고 갈게요/ 원채연
p. 258 말/ 조세웅
p. 276 담 너머에서/ 나수민
p. 286 위로/ 김재훈

여자 근데 오빠는 맥북 왜 쓰는 거야?
남자 왜 쓰긴. 오빠 영화하잖아.
여자 지금 안 하잖아. 영화 안 찍잖아. 그리고 오빠도 이걸로 뭐 많이 주문하던데? 오빠는 어떻게 사, 그럴 때?
남자 윈도 띄워서 사지.
여자 여기도 윈도 깔려있어?
남자 있어. 가끔 써, 가끔. 꼭 필요한 물건 사거나 급하게 은행 업무 볼 때. 아예 처음부터 윈도우 깔아서 쓰는 사람들하고는 다르지. 그리고 내가 아이폰을 쓰잖아? 이게 또 서로 연동이 되거든. 은근히 편해.
여자 나도 아이폰 쓰는데?
남자 너한테는 별 쓸모없는 기능이야.
여자 오빠는 이거 얼마 주고 샀는데?
남자 (망설이다) 이백 팔십.
여자 (놀라며) 이백 팔십? 뭔데 그렇게 비싸?
남자 내껀 이것저것 옵션 붙인 거라서 가격대가 좀 있어…
여자 오빠 이걸로 별 거 안 하잖아?
남자 한다고, 가끔 영상 편집 한다고. 음악도 좀 만지고.
여자 난 한 번도 못 봤는데?
남자 해, 해. 가끔 해. 그리고 필요했어, 필요했다고! 그땐 필요했다고! 그리고 야, 나는 이게 윈도우보다 편해. 나랑 좀 잘 맞기도 하고. 그냥 디자인 보고 산 게 아냐. 너 내 실용적인 성격 모르니?
여자 그런가…. (휴대폰이 울린다) 나 전화 좀 하고 올게!
남자 어! (가만히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문득 맥북을 이리보고 저리본다) 이 감성, 어떤 걸로도 대체할 수 없지. 나랑 참 잘 맞는단 말이야. 나랑.
-김홍기, <니가 맥북이 왜 필요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