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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5494927
· 쪽수 : 218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7
즐거운 나의 집 - 29
새벽 2시의 비명 - 59
왕년엔 모두가 잘나갔다 - 83
<잃어버린 것>과 <버린 것> - 107
따로 또, 함께 - 127
당신의 보호자 - 143
예기치 못한 방문 - 167
하루, 24시간 - 187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겠지만 - 203
작가의 말 - 213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유자 할머니나 순복 할머니가 왜 자꾸 꾀병을 앓으며 입원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두 사람은 외로운 거다. 자식이며 손자손녀들은커녕 동네 사람들도 자주 찾지 않는 집안에서 혼자 텔레비전을 끼고 앉아있는 끝없는 시간, 이따금씩 잠에서 깼을 때 느껴지는 적막이 두려운 것이다. 할머니들은 혈압을 체크하고, 뜨거운 수건을 바꿔가며 물리치료를 하고, 트림이 잘 나오게끔 등을 두드려주는 사람의 손길이 그리워 병원을 찾는다.
두 분 잘 들으세요. 상처 방치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에요. 외면하고 아프기만 하면 되니까. 상처가 얼마나 심한지 똑똑히 진단받고, 자기 눈으로 보면서 상처 확인하면서 치료받는 게 진짜 두려운 일이죠. 사람들이 왜 병원에 잘 안 오는 줄 알아요? 와서 검사받으면 자기가 모르는 병이라도 밝혀질까 봐 겁나서 피하는 거예요. 자가 치료는 얼어 죽을. 그리고 그렇게 다들 자가 치료로 병 나으면 저는 어디 가서 밥그릇 챙겨요? 우리 서로 상부상조 하면서 살아요. 네?”
나는 이 일을 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게 될까.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까. 병이 언제 호전될지 모르는 환자들처럼, 내가 이 병원을 어느 순간 떠나게 될지도 미지수다. 병원은 환자에게도 의료진에게도 겁나는 곳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늘 이곳에 상주해야 한다. 이곳은 결코 즐거운 나의 집이 될 순 없지만, 아플 때나 힘들 때 잠시 멈추어 쉴 수 있는 장소가 될 수는 있다. 어딘가가 아프다면, 혼자서 참지 말고 가던 길을 멈추어 병원으로 들어와야 한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