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91195528912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5-11-01
책 소개
목차
편집자 서문
역자 서문
제1장 인간과 사회
제2장 사회화와 교육
제3장 매체와 형식
제4장 상호작용체계: 수업
제5장 교육체계의 독립분화
제6장 재특화: 전문직과 조직
제7장 자기기술
해제: 소통으로서의 교육체계 |이철·박여성
자료
용어 색인
책속에서
| 역자 서문 |
이 책에서 말하는 교육“체계”는 교육 조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루만에게 있어 “체계”는 동일한 유형의 사건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사회적 체계는 동일한 유형의 소통이 반복되는 가운데 창발한다. 여기서 ‘소통’은 의식체계들 사이의 생각의 교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통은 사회적 차원에서 어떤 것이 전달된 순간 실행되었다. 『사회의 교육체계』는 이런 의미에서 교육에 관한 소통의 총체이다. 교육이 소통적 사건으로서 사회 차원에서 확립된 것은 제반 기능체계들이 독립분화된 근대사회의 특징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근대사회의 필요에 의해 제기된 근대적인 교육의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 소통”의 창발과 그것이 제도화되는 과정, 이른바 근대적 교육체계의 창발을 체계이론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교육 소통 자체의 관점에서 교육, 학교, 교육행정, 수업, 인간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 특이한 관점 덕분에 교육은 정치적 대립이나 경제적 손익 계산 또는 방법론적 논쟁에 휘둘리지 않고 학문적 (사회학적) 관찰의 대상이 된다. 보수든 진보든, 인간교육이든 교육공학이든, 교육이라는 소통적 사건 자체의 분석에 기초할 때만 그 유용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한 독자층을 형성할 루만의 체계이론 독자들과 교육사회학을 비롯한 사회학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번역어를 달리 썼음을 밝혀둔다. 현재로서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역어가 세를 형성하고 있는데도, 이 책에서는 위에서 말한 이유에서 “소통”으로 번역하였다. “커뮤니케이션”은 심리적 체계들 사이에 기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번역어인 반면, 루만은 사회적 차원에서 기표 전달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소통에 관한 한, 루만은 심리적 체계들 사이의 소통불가능성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의 소통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런 이해의 맥락에서 역자들은 그동안 “정보-통보-이해”로 번역해왔던 소통의 3요소를 “정보-전달-이해”로 바꾸어 쓸 것이다. 이 결정은 이 책의 역자들이 소속된 『루만 - 핸드북』 번역 팀에서 오랜 논란 끝에 최근에 합의에 이른 결과이다.
그밖에 Bezeichnung을 “지시”로, Referenz를 “준거”로 번역했으며, 체계이론의 핵심 용어인 Einheit를--통일성이 아니라--“차이동일성”으로 번역하였다. “차이동일성” 개념은 상호배타적인 두 측면이 함께 있음을 뜻한다. “이쪽저쪽을 번갈아 살펴보면서 양쪽 면에 따라 평가될 수” 있는 “오뚝이”(이 책의 242쪽)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동일성과 관련 개념들에 관한 자세한 논의와 함의는 이 책 뒷부분의 “해제: 소통으로서의 교육체계” 제 2장을 참조하라. 그밖에도 social이라는 개념을 “사회”로 번역하는 주류사회학의 관행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sozial은 “사회적”으로, 영어의 societal에 해당되는 gesellschaftlich는 “사회의” 또는 “사회 차원의”로 번역하였다.
이 책은 체계이론적 논의가 만개한 1990년대 말에 집필되었고, 그래서 체계이론을 단 여덟 개의 테제로만 요약하고는 바로 논의에 돌입한다. 역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체계이론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체계이론의 인식론적 토대와 핵심 개념어들을 풀어 해제로 달아 두었다. 독자들이 제한된 내용을 지혜롭게 활용하기를 바란다. 쉽게 읽히지 않는, 하지만 상당한 통찰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학자, 교육자, 교육행정가, 정치인 나아가 ‘한국적 교육 현상’에 신음하는 우리 학부모들에게도 유용한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역자들은 이 책과 이 책의 관점이 실타래처럼 얽힌 우리 교육의 현실을 차분하게 풀어낼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출간한다.
1장에서 4장까지는 이철이 5장에서 7장까지는 박여성이 맡아 번역하였으나, 여러 차례의 상호 교차와 치열한 번역 수정을 거치면서 거의 두 번역자 공동의 텍스트가 되었다. 그럼에도 남아 있을 번역에 관한 후속 소통들은 이철(clee@dyu.ac.kr)이나 박여성(pys1006@jejunu.ac.kr)에 보내주면 좋겠다. 이론출판 현숙열 사장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성15년 6월 30일
이철, 박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