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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뇌과학 > 뇌과학 일반
· ISBN : 9791195588893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8-08-27
책 소개
목차
테스토스테론 렉스를 소개합니다
용어에 관한 주의 사항
1부 | 과거
1. 멋쟁이 파리
2. 백 명의 아기라고?
3. 성에 대한 새로운 입장
2부 | 현재
4. 여자는 왜 좀 더 남자 같을 수 없는가?
5.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샌님
6. T-렉스의 호르몬적 본질
7. 리먼 시스터스 신화
3부 | 미래
8. 잘 가라, T-렉스!
감사의 말
주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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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공동 구혼장, 그러니까 수컷이 암컷에게 성적 접근권을 얻기 위해 특정 영역 혹은 무대에서 승자독식 구도로 다른 수컷들과 경쟁하는 구애 방식을 생각해 보라. 이것이야말로 경쟁하는 수컷과 선택하는 암컷의 전형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친부 확인 기술의 도움을 빌려 상황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떤 종에서는 그 반대의 경우가 펼쳐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가에 사는 아름다운 새인 누른도요를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공동 구혼장의 작동 방식에 대한 전통적인 기대치에 부응하듯 운 좋은 수컷 한 마리가 첫 해에는 80퍼센트, 두 번째 해에는 100퍼센트에 달하는 짝짓기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수컷은 최고의 새 자리에 오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보람이 있겠다고 당신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부화한 160마리 이상의 자식들에 대해 DNA 친부 확인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 보이는 데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두 마리의 수컷이 생식 운을 독식하기는커녕 적어도 59마리 이상의 각기 다른 수컷이 검사된 47개의 한배에서 난자를 수정시킨 것이다!
인간 행동의 진화에 대한 학계의 가설을 보고 있자면 내 아버지와 픽셔너리(그림으로 단어를 표현하는 게임―옮긴이)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의 아버지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계시지만 시각 예술 쪽으로는 소질이 전혀 없으시다. 픽셔너리 게임을 할 때 아버지는 그림을 그린다기보다는 종이에 직선이나 곡선 따위를 대충 그려 놓고 손에 연필을 든 채 맹렬하게 손짓을 해대는 쪽에 가깝다. (엄밀히 말하면 픽셔너리에 손짓이나 몸짓을 쓰는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되지만,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가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다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양해해 주고 있다.) 인간 조건의 진화적 기원에 대해 추측하는 연구자들은 픽셔너리 게임에서 나의 아버지와 한편이 된 사람과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절망적일 정도로 불충분한 정보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그림을 식별하고자 간절히 노력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아, 불이구나!…… 아니지, 이 바보. 저 동그라미에는 아무래도 사회적 복잡성이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아니야, 잠깐만. 혹시 커다란 아기 머리통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