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5742011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7-01-02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칼럼 1 | 자기 계발 칼럼
‘필수’에 담긴 불편한 진실
‘말하기 능력 향상’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자기 계발이다
쉽고 편한 나만의 독서법
2장 칼럼 2 | 릴레이션십 칼럼
릴레이션십 칼럼이 보여주는 사랑의 기술
사랑을 up시키는 연애의 끓는점 찾기
군대 이야기 한 번 할 때마다 벌금 5천원
진실을 통해 온전해지는 신뢰의 가치
자녀가 부모에게 원하는 것은 지식이 아닌 진심
가족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다
3장 칼럼 3 | 특집 콘텐츠를 여는 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보석, 금 : Gold Story
체 게바라, 시가를 피워 문 좌익 급진주의자 : 진짜 ‘체’는 쿠바에만 있다
성인, 혁명가, 이웃에게 듣는 이성과 감성의 밸런스
4장 시사·정치 칼럼
조선일보 CF 유감
다시 만난 사노맹, 그리고 그들의 명예 : 사노맹 1박 2일의 인상기
한 청년 사회주의자의 눈에 비친 오늘 : 그래, 나 와인 마시고 명품관 간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월드컵 분위기 다 망치는 북풍은 깨끗이 설거지해야
5장 칼럼 5 | 서평
세계 석학 100여 명이 함께 만든 온전한 역사책
: 중국 CCTV 인기 다큐멘터리 <대국굴기>와 동시 기획·제작
‘지적 유희’는 없고 ‘지적 흥분’은 있다 : <만남>, 서경식·김상봉 대담 | 돌베개 펴냄
흡연과 금연 사이 : <담배는 숭고하다>와 <담배, 돈을 피워라>의 부등식
꼬리가 개를 흔들고 미국이 세계를 흔든다 : 미국이 보는 눈, 미국을 보는 눈
내 이마에 바코드를 찍어라 : 네오 러다이트족이 전하는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
6장 칼럼 6 | 웃자고 쓴 잡문
여자는 밀어 넣고 끌어 올리며 정리한다
기무사 요원, 순한 양 추격하다 생긴 일
<웹진영화>, 저질일 수밖에 없는 열네 가지 이유
따지기 시작하면 너저분해지는 드라마 속 연애 문법
7장 인터뷰 기사 1 | 특집 인터뷰
<도베>가 정한 한국의 이노베이터
모든 인간이 예술가로 사는 것 : 시인 김정환이 구현하는 팔방미인
몰상식에 대한 분노 : 음악인 신해철의 현명한 타협
성골보다는 진골에 가까운, 젠틀맨
신사도를 배웠다면, 그 다음은 풍류다 : 일 어소시에이션·악당 대표 김영일
그대는 젊은 예술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 황신혜밴드 베이시스트·희망시장 대표 조윤석
젠틀맨이 마련하는 젠틀한 파티 : 갤러리 드맹 대표 이성수
조는 하트, 착하고 따뜻한 마음 : 화가 강영민
추억, 1985년
섬진강을 따라 흘러간 시정詩情 : 시인 김용택
무모하고 교만했던 시절 : 패션 디자이너 노승은
20년 전의 ‘어제, 오늘 그리고’ : 가수 조용필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지고 있었다 : 국회의원 노회찬
한 명의 스승과 두 권의 책 :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현수
그때, 그 시절에 등장한 것들
20년 동안 약속을 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현대백화점 본점장 이영화 상무
8장 인터뷰 기사 2 | 이슈 & 트렌드 인터뷰
댓글을 통해 새로운 세상과 소통하다 : 소설가 황석영 인터뷰
방심할 수 없는 청춘, 김동현이 나가신다 : 격투기 선수 김동현 인터뷰
그가 우측통행을 한 이유 : 기품 있는 영국에 남은 장동건의 흔적
9장 인터뷰 기사 3 | 기획 인터뷰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육체뿐이다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교수 김영수
숨이 찰 때는 숨을 돌려야 한다 : 전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이홍렬
술, 친구 그리고 재즈에 대한 모든 것 : 올 댓 재즈 사장 진낙원
내 몸에 이렇게 많은 부위가 있었다 : 방송인 최할리
룸펜을 만나도 내면을 응시한다 : 레스토랑 컨설턴트 신성순
검을 드는 순간 형제는 사제가 된다 : 육군사관학교 교관 김인범, 강남경찰서 형사 김두범
돈도 목숨도 문제는 찰나다 :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딜러 김민정
준비 없이 덤비면 에누리 없이 당한다 : 산악 구조대 대장 박종식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문]
서너 달 전 특정 브랜드의 스피커와 앰프, 소스 기기, 케이블 및 기타 액세서리 정보를 살피다 관련 매체 에디터와 오디오 전문 프리랜스 라이터 몇의 글을 읽게 되었다. 제작·공급 업체가 제공한 보도 자료에 ‘살’을 붙인 내용과 형식은 차치하더라도, 부사와 관형사로 점철된 찬양·고무·동조의 어휘 선택과 언어 구사는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천편일률적이었다. 다른 브랜드의 오디오 기기에 대한 다른 매체 에디터, 프리랜스 라이터의 글도 다르지 않았다. ‘실제 청음’을 근거로 한 유사 리뷰 역시 민감할 수 있는 ‘비교 우위’를 기민하게 피해가며 공평무사하고 불편부당한 ‘차이와 특성’, ‘매칭의 변수’, ‘청음 환경’, ‘개인의 취향’ 등을 논리 삼아 예의 최상급 부사와 관형사로 결론을 맺고 있었다.
이러한 글을 쓴 에디터나 프리랜스 라이터의 상당수는 매체 또는 개인 자격으로 해당 브랜드의 제작·공급 업체가 부담하는 금전적 보상을 받고 있었다. 아니, 이것은 보상이 아닌 공공연한 ‘거래’인 동시에 이른바 오디오파일(Audiophile)이라 불리는 오디오 마니아, 그 고객이자 독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상도덕’이었다.
말하자면 ‘매문(賣文)’이었다. 이 매문에 대한 유사 가치 판단을 하기도 전에 내 자신과 내 주변에 차고 넘치는 에디터, 프리랜스 라이터의 처지를 살피게 되었다.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침을 뱉든 한숨을 내쉬든 그것은 고작해야 오십 보 덜 간 자의 자승자박일 뿐이었다.
이상(李箱)과 김유정에 심취해 작부와 살다 결핵으로 죽는 것이 꿈이었던 청소년 시절부터 ‘시와 소설’을 쓰고 싶었다. 대학 국문과 동기이자 문학 특기생이었던 첫사랑이 ‘이렇게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시고 소설인데 굳이 흔적을 남길 필요가 있을까’라며 울먹였을 때부터 시와 소설을 쓰지 않았다.
레닌에 심취해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해 한목숨 바치는 것이 꿈이었던 청년 시절부터 ‘내 글’을 쓰고 싶었다. 인간해방을 꿈꾸던 박노해가 ‘작아지고 작아져서 마침내 아무 것도 없어진 나, 그 모든 것이 되자’며 자아해방으로 돌아섰을 때부터 내 글을 쓰지 않았다.
20세기의 끝자락에 글 쓰는 직장을 얻었고, 18년 동안 별다른 갈등 없이 ‘주어진 글’을 써왔다. 자부심은 없었지만 자신감은 있었다. 자격지심은 없었지만 자괴감은 있었다. 글 써서 먹고사는 내 자신에 대한 냉소와 연민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써온 글이 ‘살아 숨 쉬는 시와 소설’, ‘아무것도 없어져 모든 것이 된 내 글’이었다는 것을 뒷머리 긁적이며 인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좋은 글, 잘 쓴 글 모아놓은 것이 아니다. 글쓰기 방법이나 노하우를 정리한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지금도 한 달에 열댓 개씩 ‘주어진 글’을 써내고 있는 에디터, 프리랜스 라이터가 먹고사는 일상에 대한 흔하고 너른 흔적이다.
지금까지 책 내자는 제안을 몇 차례 받았다. 심지어 기획·편집을 하겠다고 입사한 출판사에서 ‘우선 네 책부터 내자’고 한 적도 있었다. 내지 않았다. 책은 대단한 것이었고, 동시에 대단할 것도 없는 것이었으므로.
내가 차린 기획·편집·디자인, 출판 회사에서 내가 쓴 책을 내기로 했다. 책은 대단한 것이고, 동시에 대단할 것도 없는 것이므로. 2쇄 찍으면 밀린 월세와 인쇄비 내고, 3쇄 찍으면 체납 세금과 보험료 내고, 4쇄 찍으면 오디오를 구입할 계획이다. 물론 오디오 관련 매체 에디터와 프리랜스 라이터의 글을 참고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예전’ 글은 PC와 외장 하드디스크에 있는 (특정 시기의) 문서 파일을 손에 잡히는 대로 추린 것이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그나마 집에 몇 권 가지고 있는) 잡지를 뒤적여 다시 타이핑을 한 것도 대여섯 개 된다. 별다른 고민 없이 임의로 추렸지만 그렇다고 ‘원래는 더 잘 쓴다’, ‘더 좋은 글 많다’ 따위 부연은 붙이지 않는다. 어차피 이 이상의 글은 쓴 적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원고지 30~40매의 긴 서문이 될 줄 알았는데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아주 많이 취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