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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게

미친-게

(#누구의 인생인가!)

사이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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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친-게 (#누구의 인생인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5759316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17-06-28

책 소개

한 사람의, 한 가정의 감정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감정적 잔혹시집. 언어의 기교를 버린 대신 감정에 솔직한 장르적 언어를 차용하고 있다.

목차

*1장
1.검은 다람쥐
2.악몽
3.글루미 데이(Gloomyday)
-재수없는 개구리 이야기
-재수 좋은 식물 이야기
4.얼룩
5.대가리 치는 여자
6.미친-게
7.사랑 편지
8.Life
9.산이라 부리는 것은
10.상사병
11.변질
12.확증
13.사기 당한 여자
14.제브라 피쉬(Danil rerio)
15.비탈의 중력
16.아이큐 67
17.유명(幽冥)
18.꽃길이 열리고
19.춘몽
20.꿈이라 부르고 싶었다
21.거미줄
22.너도 나처럼
23.상냥한 사람
24.한여름 밤의 꿈
25.잘 가거라
26.시기
27.바람 소리
28.어려운 문제
29.되새김질
30.바람
31.부재
32.어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2장
33.엄마 가는 날
34.고름 물집1
35.눈에 띄는 모든 것이 쓸쓸한
36,꽝인 여자
37.고름 물집2
38.이사
39.손님이 들다
40.학교라 불리는 세상1
41.학교라 불리는 세상2
42.충동
43.지친 여인
44.기대
45.음영陰影(그늘)1
46.음영陰影(그늘)2
47.밥상1
48.밥상2
49.열렬히 응원함
50.꼬르륵, 주르륵
51.소풍 준비

저자소개

사이 (지은이)    정보 더보기
사이에게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간은 매우 각별합니다. 죽음은 생의 끝이며 생의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니까요. 늘 위태롭게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사이가 죽음을 마주해 보고자 합니다. 죽음을 적나라하게 직면하여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아름답지 않고, 비합리적이며 폭력적인…. 일방적 죽음의 형태를 그려 보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사이의 글은 잔인하고 모호하며 불편할 것임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 전작: 〈HER-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빨간 아이>, <해바라기 아이들의 눈물>, <미친-게>, <사랑 벌레> · 인스타그램: @kimui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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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검은 다람쥐


하늘을 나는 검은 다람쥐가 붉은 광채를 띤 우리 집에 들어온 것은 30년 전이다.

-와아아!

아빠가 제일 먼저 반기며 방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엄마는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가해 집안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불 속에서 나와 동생, 오빠는 겁먹은 박수를 쳤다.

다람쥐는 쥐보다 작았지만 멋진 활주를 보여 주었다.
벌써 이 가족의 일부가 된 것 같다.

붉은 집에 검은 등불이 피용 솟아올랐다.
아빠는 발작하듯 박수를 치며,

-멍텅구리, 멍텅구리.

라, 외치며 댕강댕강 무를 자르듯, 무식하게 큰 식칼을 마구잡이로 허공에 날려 댔다.

어디선가,

-투-둑-툭

자루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은 검은 핏물이 쉼 없이 흘러나와 커다란 구덩이를 만들어 냈다.

엄마는,

-이히히
괴상한 소리를 내며 구덩이 안을 살피더니 불쑥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갔다.

아빠는 겁먹은 벌레 마냥 사방을 기어 다니다, 쭈그려 울고 있는 동생을 집어 들고는 검은 구덩이 안에 던져 버렸다.

동생은,

-끼익.

브레이크 밟는 소리를 내지르며 구덩이 속으로 풍덩 빠져 들어갔다.
오빠는, 아빠에게 던져질 거라는 두려움에 경련을 일으키며 스스로 구덩이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이제 남은 것은 나와 아빠. 뿐.

나는 그렇게 커다란 구덩이를 만든 검은 다람쥐가 너무도 불쌍하여 눈물을,

-뚝-뚝-

흘려주며 아빠를 먼저 데려가 달라고 빌었다.
아빠는 고약한 소원을 빈다며 광폭한 손을 들어 뺨따귀에 날렸다.
나는 공중으로 둥실 떠오른 뒤 검은 구멍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끝이었다.

그 순간,
구덩이 안에서 검은 다람쥐가 솟구쳐 올라 나를 움켜잡아 끌어냈다.

집이 이글이글 문드러지는 희한한 광경이 펼쳐졌다.
썩은 시체의 무덤처럼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사실,
우리 집은 엄마와 동생과 오빠와 나의 살가죽으로 벽을 쌓고, 우리들의 혈관에서 뽑은 붉은 피로 도배를 했기 때문에 항상 붉은 광채를 띄고 있었다.

나는 검은 다람쥐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물었다.

-나, 죽은 거야?

-아니, 너만 다시 태어나는 거야.


# 악몽

오늘 불현듯 밖에 나가는 것이 무서워졌지.
왠지 딱딱한 바닥 곳곳에 고약한 것이 들러붙어 있을 것 같았거든.
누가 알겠어? 다리 한 짝 슥-하고 잘려 나가는 기막힌 사고라도 당할지.

전화를 걸었어. 엄마에게,
불길한 꿈을 꿨다고.

-얘야, 개꿈을 꾼 거란다.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나돌아 다니렴.

-엄마도 꿈을 꿔.

-그럼, 돼지꿈을 꾼단다.

-그건 좋은 꿈이잖아.
-얘야, 아가야, 눈을 감고 돼지만 생각하렴.

철커덕 철커덕 청소기를 돌리고 있어.
이 머리카락은 내 것이 아닌데,
열심히 쓸고 닦으면서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

-누구 것인가?

어두운 방은 말을 하지 않았어.
분명 모든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대단한 충심의 방관자.

내 머리가 공처럼 붕붕 떠다니며 구르고 있어. 흐느적거리는 팔다리는 거꾸로 고꾸라져 개헤엄을 치듯 파닥거리고 있고, 숨이 꼴까닥 넘어가려 해.

이제 곧 죽겠지.
이건 분명한 사실,

-여긴 꿈속.

짜증나는 사내를 만났어.
시커먼 어둠 속에서 나를 죽이겠다. 했지.

-좋아요. 죽여 보세요.
당신의 얼굴을 보여 줄 수 있다면.

키득키득

자꾸 웃기만 하고 얼굴은 보여 주지 않았어.
어느 밤,
비밀처럼 죽일 거란 말만 되풀이 할 뿐.
처음 몇 번은 오줌도 지렸었는데,

어릴 때부터 그랬어.
꿈은 오랜 친구인 그 사내를 달고 다니며 겁을 줬지만 정작 죽이진 못했어.
다만 묵묵히 캄캄한 것들을 그러모아 옆구리에 쑤셔 넣고, 긴 작대기로 쿡쿡 찔러 대는 것으로 확인시켜 줄 뿐이었지.

-철- 철- 철-

눈물이 쏟아지고 있어.
사실 바닥엔 아까부터 뭉텅뭉텅 토막 난 다리 한 짝이 툭툭 던져져 있었지.
그래서 눈물을 땀처럼 흘리고 있는 거야.
이럴 거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는데.

-나 또한 진심을 다해 죽이고 싶단다.

-하지만 죽지 않잖아요.

아침에 눈을 뜨면 꿈속의 일은 모두 잊어버리겠지.
사내 또한 멀리 달아났겠지. 꿈의 단짝 친구니깐.

하늘의 첫 햇살이 눈싸움을 하듯 창문을 뚫고 들어왔어.

-아침이야.

온몸이 눈물 같은 땀으로 푹 젖어 있어.
오른쪽 다리는 알 수 없는 경련으로 요동치고 있고,

-아파 죽겠어.
-아파 죽겠는데 웃음이 나.
-아침이 밝았잖아.


# 글루미 데이 (Gloomy day)


- 재수 없는 개구리 이야기

폭우 치는 8월.
몰아치는 빗줄기 속 청개구리 한 마리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경운기 뒷바퀴에 박혀 엄지손톱만한 공포와 의문과 눈물, 난감함이 참혹하게 교차된 무서운 사실이 현실이 되어버린 광경을 보았다.

낯선 절망의 흐느낌, 자라지 않을 세계의 크기를 잃고 몸통조차 찾을 수 없는 원통함의 입김이 날카로운 비명으로 거듭나는 것을 보았다.

진흙탕에 박힌 뚜렷한 얼굴의 궤적, 그리고
-툭

허물어지듯 떨어진 견딜 수 없는 반동의 낙하, 그 찰나의 시선.

마지막을 놓친 한 시선의 끝, 청개구리 엄마의 발이 얼굴의 궤적을 읽기도 전에 그것을 걷어차 내는 잔인한 찰나의 한숨을 그렇게 보았다.

내뻗은 어린 손 찾던 엄마 청개구리의 왼팔은 바닥을 향해 무섭게 흔들려 무너져 내릴 뿐 갈 곳을 찾지 못했다.

멈춰 버린 걸음. 적막한 빗속의 울부짖음.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그 길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단히 부여잡았어야 할, 이젠 어루만질 수조차 없는 어린 손을 떠올리며 걸어온 길을 후회했으리라.

폭우 치는 8월.
몰아치는 빗줄기 속 청개구리 한 마리 쏟아져 우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건너편 잡풀 속에서 스마일 도장 같은 수많은 청개구리 얼굴들이 시퍼렇게 박혀 있는 기묘한 광경을 보았다.

그것들의 재수 없는 눈빛들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 재수 좋은 식물 이야기


땅 위에선,
비릿하고 축축한
죽음의 냄새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싹 다가앉아
냄새의 출처를
확인하고자
가려진 것을
벌려

그 속을,
들여다보았다.

땅바닥은,
불규칙한
곡선들이 얽혀
지저분하게
엎드려 있었는데

한 귀퉁이,
뾰족한
초록 줄기 하나가
철탑처럼

-쑤욱

솟아올라 있었다.

바로 어젯밤,
지나치게 강렬했던
소나기속에서
죽은 것들의
몸뚱이를 밟고

-우뚝

마지막
숨을 다한,

소멸해 버린
추억들을 안고

묘비처럼
단단히
서 있는 거였다.

자신은
몰랐다는 듯

언제나,
포근한 햇살과
잔잔한 실바람에
흔들흔들
춤을 추었을 뿐,

이렇게
황망히 살아
솟아올라 있을 줄은
꿈에라도
알 수 없는
것이었으니깐.

옆에선 벌써
썩어 문드러진
몇몇의 줄기에서
고약한 악취가
풍겨지고 있었다.

-꽃은 피어지겠지.

건너편,
웅덩이 위에선
참담하게
젖은 땅을
긁어 대는,
시퍼런 청개구리
한 마리가
무섭게 울고
있었지만,

살아남은
생은
허리를 숙여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재수 없는 죽음은

이미,

그의
주위 가득
채워져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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