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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5822706
· 쪽수 : 234쪽
· 출판일 : 2016-06-22
책 소개
목차
제1부
이천 수광리 가마터 11
진주 효자리 가마터 23
우도현 교수 31
다케다 교수 42
도자기 밀매 조직 A 45
도자기 밀매 조직 B 48
우 교수의 죽음 52
강 형사 55
다케다 교수와의 만남 63
방문객 76
구로다 미술관 80
다케다 교수의 죽음 85
황도사발의 비밀 89
다케다 교수의 메모 93
제2부
일본 출국 99
오다 형사 104
미야자토 대표 109
넘버 투 116
도자기 비밀경매시장 120
오다 형사의 죽음 123
도자기 경매 126
의문투성이의 교통사고 129
큐슈무역 134
이마리상사의 호소카와 회장 140
큐슈무역의 고시니 회장 145
넘버 투 나카오 153
구사일생 158
제3부
큐슈무역의 뉴욕 법인 165
다카도리 국장 168
황도사발 175
다케노 의원 178
구로다 회장 185
우기다 관장 191
귀국 207
옹기 213
다시 진주로 226
나가며 232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흘 후 강 형사와 지우는 인천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사흘 전 두 사람의 신고로 해양경찰의 밤샘 수색 끝에 우기다 관장의 사체는 간신히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닷물 속으로 사라진 황도사발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 동경만 바다 속 모래더미 속에 파묻혔을 수도 있고 어쩌면 조류에 의해 먼 바다로 떠내려갔을 수도 있다.
우기다 관장의 갑작스런 투신은 두 사람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지우에게 충격이 더 컸다. 우기다 관장의 죽음과 사라진 황도사발.
우 교수를 살해한 범인을 잡고 또 황도사발을 찾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일본까지 왔던 두 사람은 허탈했다. 황도사발로 인해 여러 사람이 뜻하지 않게 목숨을 잃었고 결국 황도사발마저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대체 황도사발이 무엇이기에 우 교수와 다케다 교수, 오다 형사, 우기노 관장 등이 목숨을 잃었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황도사발을 처음 발견한 지우의 상심은 더 컸다. 황도사발을 잘 지켜주지 못한 것이 전적으로 자신의 탓인 것 같았다. 자신이 황도사발의 진가를 잘 몰랐기 때문에 여러 사람을 사건에 끌어들였고, 그 결과 여러 사람이 희생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들에게 죄스럽기 그지없었다.
귀국하는 여객기 안에서 지우는 우기다 관장이 몸을 던진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말이 자꾸 생각났다.
“내 스승의 스승 야나기 무네요시께서는 말씀하셨지. ‘인위로 만들지 마라. 추하다. 자연을 범하려고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지(知)는 현재의 힘이지만 본능은 역사의 힘이다. 본능은 불식(不識)이면서 다식(多識)이다. 본능이야말로 지혜보다 더 나은 지혜가 아닌가. 이도(井戶)는 숨어 있는 경탄할 자연의 지혜로 생겨난 것이다.’라고….”
“………….”
“그래서 난 생각했네. 키자에몬 이도는 이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해야 한다고. 사백 여 년이란 긴 세월을 거쳐 오면서 히데요시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오며 살아남은 단 하나의 키자에몬 이도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그러니 날 너무 탓하지 말게.”
지우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난 자네들이 황도사발로 인해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구로다 회장에게 남기는 글을 미리 써두었네. 아마 내일이면 받아볼 수 있을 테지. 황도사발로 인해 이미 여러 사람이 희생되었네. 그들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황도사발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내 생각을 밝혔네.”
“………….”
“황도사발도 하나의 그릇에 불과해. 하지만 사람들이 그릇을 단순히 그릇으로만 보지 않기 때문에, 서로 차지하려고 죽이고 죽고 뺏고 뺏기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지. 내가 이 일을 끝내려고 하네. 잘 가게.”
우기다 관장은 그렇게 말하고 배에서 뛰어내려 황도사발과 함께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 갔다.
지우는 그동안 전통도자기를 빚는다고 하면서도 그 바탕이 되는 우리의 역사와 문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자신을 탓했다. 전쟁포로로 끌려갔지만 사백 년간이나 성씨를 지키며 일본인과 혼인하지 않고 조선인의 자긍심을 지키려고 했던 조선 도공들의 치열한 장인정신을 모르고, 겉모습만 도자기인 한갓 도자기만 빚고자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