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95847402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7-01-11
책 소개
목차
서문
‘고든’의 사람들
아돌프 히틀러의 등장
역사에서 일상으로 건너온 아이들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디어
기괴한 놀이가 시작되다
‘일치단결’이라는 마법의 주문
프랑켄슈타인 혹은 실험쥐
거대한 운동이 된 ‘파도’
열병 앓는 학교
단벌 양복을 입은 남자
큰 외침 속 작은 목소리들
파도 대 파문
레지스탕스의 탄생
외로운 싸움
마침내 발견한 해답
최후의 명령
실험의 끝, 남겨진 몫
해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수세에 몰린 벤 로스
사건이 터진 날 오후, 크리스티 로스는 학생들과 합창 연습을 마친 다음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학교가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 어수선한데 벤 로스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건지 좀처럼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다행히 남편은 집에 있었다. 헐레벌떡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온 크리스티는, 식탁 위 산더미처럼 쌓인 자료에 머리를 파묻고 있는 남편에게 다가갔다. 남편 주위에 흐트러진 책들 중에는 ‘히틀러 소년단’이라는 낱말이 들어간 제목의 책도 몇 권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벤 로스는 책에서 눈도 떼지 않고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음, 일찍 왔어요. 몸이 좀 힘들어서… 여보, 나 지금 할 일이 많아. 내일 수업 땜에 정말로 할 일이 많아요.”
“나는 지금 당신하고 얘기를 좀 해야겠어요.”
크리스티 로스는 남편에게 제발 자기 말 좀 들어보라고 거의 사정을 했다.
“나중에.”
하지만 벤은 아내의 얘기를 들어줄 마음이 없어 보였다.
“나 이거 내일 수업 전까지 끝내야 한다니까? 그러니 좀 봐줘요.”
“바로 그 얘기를 하자는 거예요.”
크리스티는 더 세게 밀어붙였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하는 파도 얘기를, 지금 여기서 나하고 하잔 말예요.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당신 정말 몰라요? 음악 수업에 애들이 절반밖에 안 들어왔어요. 벤 로스 선생님 수업 간다고, 애들이 거기 몰려가서 줄을 섰다고요. 파도 때문에 학교가 온통 난린데, 당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대체 왜 이래요? 오늘 복도에서 마주친 선생님들마다 내게 똑같은 질문을 합디다. 당신 남편 요즘 뭔 짓을 하고 다니느냐고요. 그러면서 교장 선생님한테 가서 항의할 거래요.”
“아, 알았어요. 그분들은 내가 하는 실험 내용을 잘 몰라서 그래. 내가 이제 곧 마무리를 잘 할 거고, 그러면 다 괜찮아질 거요.”
벤 로스는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로 대답했다.
“여보, 지금 제정신이에요?”
태연하게 들리는 남편의 대답에 크리스티는 더욱 분통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