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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95847433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8-03-16
책 소개
목차
판결
시골의 혼인 준비
변신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여가수 요제피네 혹은 쥐 종족
카프카로의 초대 : 「변신」을 더 생생하게 읽는 법
책속에서
판결
“괜찮아요. 잘 덮으셨어요.”
“아니야!”
당신 질문에 마땅한 답이 아니었던지 아버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허공에 펄럭일 만큼 세게 이불을 걷어찼다. 그런 다음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며 천장에 닿을 정도로 한 손을 치켜들었다.
“나를 덮어 주려 했겠지만, 너란 놈은 이불로 내 몸 하나 제대로 덮어 줄 수도 없는 놈이란 걸 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라도 내가 네놈 하나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당연히 난 네 친구를 알지. 그 애가 내 마음의 아들인 걸. 그래서 네놈이 몇 해를 두고 그 앨 속였던 게지. 그렇지 않으면 왜 그랬던 거냐?”
시골의 혼인 준비
그 노신사는 나무 문짝에 몸을 기댄 라반 근처에 그대로 서 있다가, 자꾸만 흘끔거리며 라반을 쳐다보느라고 한 번은 아예 목을 꺾기도 했다.
(…) “좋은 책이라면 저는 맛난 저녁 식사 다음으로 좋아해요. 그건 늘 그랬어요. 그런데 얼마 전 어떤 전단에서 ‘좋은 책 한 권은 최고의 친구’라는 어떤 작가든가 누군가의 인용문을 봤어요. 그거 정말 맞는 말이거든요. 좋은 책 한 권은 진짜 제일 좋은 친구잖아요.”
(…) “이번 여행에 뭐 특별한 사연이 있으신가 보군.”
“그게 아니고요.”
라반은 다시 현관 입구에 몸을 기대며 대답했다.
변신
어느 날 아침 어수선한 꿈들로 뒤척이다 잠에서 깬 그레고르 잠사는, 침대에 누워 있던 자기 몸이 이상한 갑충으로 변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침대에 닿은 등짝이 철갑처럼 딱딱했다. 머리를 좀 들어 올리자 당겨진 활 모양의 갈색 배때기에는 큰 주름 몇 개가 접혀 있고, 그걸 덮고 있는 이불은 당장이라도 미끄러져 내릴 듯 위태로워 보였다. 게다가 저기 눈앞의 덩치에 비해서 너무 가늘어 참 볼썽사나운 다리들이 버둥거리고 있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는 잠시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 “일단 눈을 좀 더 붙이고 잠을 더 자면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잊어버리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