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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6001858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11-14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션훙페이(《혀끝으로 만나는 중국》 총 고문)
1장 모든 사람의 진주비취백옥탕
2장 나 혼자만의 국숫집
3장 강호 최고의 맛
4장 따끈따끈한 맛
5장 이대로 끊어지기 아까운 솜씨
6장 손가락 쪽쪽 빨아먹는 즐거움
저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천샤오칭의 글은 땅에서 솟아난 것을 그대로 건져 맛보는 것이 아니라, 단전에서 발효시킨 뒤 혀뿌리에 쌓아두었다가 혀끝으로 밀어내서 비로소 찬찬히 맛을 보는 그런 느낌이다. 그 맛은 다시 땅으로 돌아가서 스며들고 그 땅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스며든다.
-추천사, 션훙페이(《혀끝으로 만나는 중국》 총 고문)
양력 새해가 되어 여기저기서 폭죽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면, 드디어 중추절에 담근 함단과 변단을 꺼내먹을 때가 되었다는 뜻이었다! 항아리에서 함단을 두 개 꺼내 껍질을 깨끗이 씻으면, 엷은 푸른 빛이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 잘 씻어 껍질을 벗긴 함단을 자르는 것은 주로 내 몫이었다. 그러나 칼로 자르면 함단 몸체에 자꾸 칼이 달라붙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쓰는 게 좋다. 면실의 한쪽 끝을 입에 문 채 다른 한쪽을 이용해서 함단의 몸체에 감는다. 그런 다음 양 손의 면실을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면, 함단은 젤리처럼 흐물흐물한 노른자를 드러내면서 반으로 곱게 갈라진다. 바로 이 노른자가 함단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다. 흰자는 탄력이 있고 노른자는 흘러내릴 듯 흐물거리는 것이 최상의 상태다. 춘절이 지나버리면 이 노른자는 조금 더 딱딱하게 굳어 있다.
- <사탄의 달걀>
나는 모든 사람의 위장에는 일종의 문이 있으며 그 문을 여는 열쇠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음식뿐이라는 믿음이 있다. 지금 당신이 어떤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건 만약 일찌감치 닫아 잠긴 위장의 문이 있다면, 어린 시절의 미각이 다시 돌아와 그 문을 열어주기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만의 개인적인 체험일지 모르지만, 나처럼 탕 한 그릇에 음식에 대한 첫 기억이 떠오르면서 마침내 딸깍, 딸깍, 식욕의 큰 문이 열어젖혀질 수도 있는 것이다.
- <탕 한 그릇의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