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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108946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조금 이상한 여행
아이슬란드 말고 페로제도 Faroe Islands
안내소도 표지판도 없는 나라 Streymoy Island
이름 없는 길을 걷는다 Vagar Island
오직 해를 보기 위한 기다림 Vagar Island
하루에 겪은 네 가지 문화 충격 Mykines Island
강풍 몰아치는 어느 날씨 좋은 날 Mykines Island
세상의 끝이 있다면, 지금 여기 Mykines Island
또 다른 미지의 섬으로 Borðoy Island
우리는 구름을 달린다 Kalsoy Island
떠나는 날은 왜 항상 맑은 걸까 Streymoy Island
이토록 순수한 공항 Vagar Airport
페로를 떠날 시간
페로와 인터뷰
탐험을 위한 팁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름 없는 길, 출입이 금지된 길, 지도에 없는 길을 간다. 이제부터 앞서 걷는 사람의 발자국만이 유일한 길이 된다.
살면서 무언가 이토록 애타게 기다려 본 적이 있었나. 엘리베이터를 타면 꼭 닫힘 버튼을 눌러야 직성이 풀리고 카톡 알림음이 울리면 바로 확인하고 싶고 쇼핑할 땐 빠른 배송 해달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남기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뿐.
버스 기사님은 음악을 듣다가도 우리가 올라타면 이어폰을 꼽아 음악이 더 이상 스피커로 흘러 나가지 않게 했다. 나는 이게 페로를 떠날 때까지 계속 궁금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이니까. 조용하던 식당에서도 손님이 들어오면 음악을 틀어야 하고 버스나 택시에서는 기사님 취향에 맞춰진 라디오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게 당연한 도시,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그 잠깐 사이에도 승강장에 설치된 온갖 매체들이 쉴 새 없이 보여주는 광고에 노출당해야 하는, 나는 그런 도시에서 살다 온 사람이니까. 공공장소에서의 의도된 정적이 이렇게 낯설 수가 없고 또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