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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96123406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7-07-14
책 소개
목차
1. 산 자와 죽은 자 7
2. 가해자와 피해자 79
3. 부검의와 법의학자 145
4. 어머니와 딸 211
5. 위약과 서약 281
옮긴이의 말 347
리뷰
책속에서
마코토는 한때 미쓰자키의 전횡과 고테가와의 폭주로 일이 잘못될까 걱정했지만 결과는 다행히 좋게 끝났다. 마코토 자신에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금껏 마코토는 법의학을 죽은 자를 위한 학문, 캐시의 표현을 빌리면 범죄 수사에 이바지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캐시가 아무리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며 설득해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법의학은 살아 있는 이도 구할 수 있다. 시노다 가족, 구리타 부부, 그리고 마스미 본인까지. 만약 미쓰자키가 부검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범하지도 않은 죄와 갈 곳 잃은 원망으로 고통받았을 게 분명하다.
“흥. 쓰레기를 쓰레기 취급하는 게 모욕인가? 그보다 더 올바른 취급법이 있나”
“쓰, 쓰레기?”
“살아 있는 몸이든 죽은 몸이든 메스를 들어야 할 때 들지 않는 의사는 의사가 아니야. 그저 의사 면허라는 종이 쪼가리를 지녔을 뿐인 똥파리지.”
상상을 초월하는 험한 표현에 겐모치는 그저 입을 뻐금거리기만 했다.
“자네 같은 인간 말종과 일 초도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군.
잔말 말고 돌아가게. 벌레 소리 더 듣기 전에.”
미쓰자키는 손을 한 번도 쉬지 않는다. 대체 이 노구의 어느 곳에 이런 체력이 숨겨져 있는 걸까. 그는 현란하면서도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다. 손가락 움직임이 그야말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방불케 한다. 물론 평소 입이 험해서 더 섬세해 보일 수도 있다.
파선을 따라 두개골을 절제해 간다. 소리가 아주 리드미컬해 눈을 감고 있으면 숙련된 목수가 건축재를 톱으로 써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다. 문득 예술가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올랐다. 물론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일을 예술에 빗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난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 말고는 이 아름다운 손놀림을 형용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