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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91196278052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8-11-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임금도 꾸짖는 기개를 다진 곳, 산해정山海亭
근심과 좌절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임경대 臨鏡臺
조선 제일의 풍광, 영남루嶺南樓
달 속에 은거한 선비의 삶, 월연정 月淵亭
버리고 만나는 곳, 소우정 消憂亭
근심을 떨칠 수 없는 곳, 망우정 忘憂亭
퇴계와 남명이 만나는 곳, 합강정 合江亭
좋은 벗이 그리운 곳, 이노정 二老亭
배롱나무 숲을 거니는 기러기, 하목정 霞鶩亭
살아서 증언하는 지조를 지킨 삶, 태고정 太古亭
나가는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길을 걸었다. 길이 아닌 곳도 걸었다. 주말마다 걸었다. 낙동강을 따라 혼자 걷고 또 걸었다.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시작하여 강원도 태백 함백산 은대 샘까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걸었다. 연이어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와 지천들을 걸었다. 밀양강, 남강, 황강, 금호강, 내성천, 미천, 반변천을 걸었다. 125개에 이르는 지류, 지천을 따라 3천5백 킬로미터로 이어진 길 위에서 두통은 사라졌다.
곳곳에 비치되었던 두통약도 사라졌다. 등, 어깨, 팔, 다리를 괴롭히던 심한 통증들도 사라졌다.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웠던 통증이 사라진 자리에 이야기가 들어섰다. 낙동강 너른 품에서 흐르는 물줄기와 함께 수백 년을 이어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왔다. 계절 따라 변하는 형형색색의 산천은 맑아진 내 눈을 통해 들어왔다. 새들의 지저귐과 고라니의 뜀박질은 한층 넓어진 귓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코와 피부와 발바닥을 통해서는 달콤한 초록 바람과 포근한 흙냄새가 들어왔다.
처음 이곳을 임경대로 부른 이는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857~?)이다. 부패하고 희망 없는 신라의 집권 세력에 실망한 최치원은 마흔 살이 넘어 전국 유람 길에 나섰고 도중에 이곳에 들러 시 한 편을 남겼다.
황산강임경대黃山江臨鏡臺
연기 낀 봉우리 옹긋쫑긋 강물은 넘실넘실
인가가 산을 마주하고 거울 속에 잠겼어라
바람 잔뜩 외로운 돛배 어드메로 가시는고
새 날아갈 듯 순식간에 자취 없이 사라졌네
烟巒簇簇水溶溶 鏡裏人家對碧峯 何處孤帆飽風去 瞥然飛鳥杳無?
이 시는 강가 절벽에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일명 고운대孤雲臺나 최공대崔公臺로 부르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선비의 마음에 한껏 놀라며 월연대를 오른다. 월연대는 이 일원에서 가장 높은 곳 북쪽방향에 남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바위 위에 돌을 쌓아 터를 다진 월연대는 사화를 피해 벼슬을 버리고 고향 땅에 내려온 주인의 소박한 성품을 보여준다. 한 사람이 조심히 드나들 정도로 좁은 문을 들어서면 두세 걸음 만에 마루에 다다른다. 방을 가운데 두고 사방으로 마루를 둘러놓았다. 거의 정방형의 정면3 칸, 측면 3칸으로 지어졌다. 천장은 키가 큰 어른이면 닿을 정도로 낮게 내려와 있다. 마루에 올라 동서남북 사방으로 펼쳐지는 전경을 느릿느릿 감상해 본다. 동쪽으로는 밀양강으로 흘러드는 단장천의 이마가 훤히 보이고, 남쪽으로는 눈부신 밀양강 물살을 넘어 강 건너 소나무 숲 사이로 조카 이광진이 세운 금시당과 백곡제가 바라다 보인다. 서쪽과 북쪽으로 추화산의 녹음이 짙게 다가온다. 마루를 빙 둘러 걸으면 좁은 앞마당과는 달리 넓게 펼쳐진 뒷마당을 볼 수 있다. 처마가 끝나는 곳에 돌로 단을 쌓아 이단으로 만들어진 마당 끝에 서니 가지런한 기와지붕 너머로 펼쳐지는 밀양강의 또 다른 풍광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월연대 마루에서는 이 일대 모든 전경이 한 폭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