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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361549
· 쪽수 : 194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차
시작하는 이야기
1장. 정도약국 가기 전에 우회전이요
- 다모아 치킨
서서울 병원 사거리
통일서점
곱창전골
2장. 아현가구거리 안쪽으로 쭉 들어가 주세요
가구단지의 눈사람
우리 가게 놀이 코스
첫 번째 우리 집
아현동의 명절
3장. 이리로 나가시면 충정로,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자
비탈길의 김밥집
댕기머리 사거리 그리고 누리슈퍼
집 앞 채소차
초록 대문 집
4장. 학교 다녀올게요
대성세탁
굴다리
은행나무 길
배드민턴
1층 생물실
음악실
5장. 알았어요. 천하태평으로 갈게요
최초의 KFC
천하태평
언덕 위 포차
북성 해장국
6장. 장 보면 무거운데 또 손 아프겠네
크리스탈 레스토랑
사거리 장난감 가게
이석제 내과
7장. 배도 부른데 돌아서 걸어가요
비둘기 마당
아현감리교회 어린이집
애오개 나무
하나문구와 아동문구
8장. 우리 정말 이사 가?
이사 선언
이삿날 아침
9장. 이후의 이야기
새로운 동네, 새로운 사람들
가족과의 인터뷰
초등 친구들과의 인터뷰
중등 친구들과의 인터뷰
저자소개
책속에서
많은 행상 중에는 병원 맞은편 파란색 공중전화 부스 앞에서 겨울에서 늦은 봄까지 계란빵을 파는 분이 계셨다. 계란빵은 그 거리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거리였다. 소금이 살짝 뿌려진 짭짜름한 반숙 계란에 폭신한 카스텔라의 달콤한 냄새가 풍기면 ‘벌써 겨울이 왔구나’하고 계절을 느꼈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계란빵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크나큰 재미였다. 좀처럼 말씀이 없으시던 아저씨는 손이 굉장히 빠르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틀에 반죽을 붓고 그 위에 날계란 한 알을 깨트려 뚜껑을 덮고 돌리는 걸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 익은 빵이 찜기 위에 올려져 종이컵에 담기기 전까지 말이다.
- 서서울 병원 사거리 중
우리 가족 중에도 친할아버지와 아빠의 두 형제가 함께 가구단지에서 가구점을 운영했다. 그래서 골목을 지날 때면 눈을 마주치는 모든 주인아저씨께 인사를 해야 했다. 얼굴을 몰라서 인사를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인아저씨들의 특징을 잡아 별명으로 만들어 기억하곤 했는데 피부 톤이 어둡고 마른 아저씨는 ‘기린 아저씨’, 손이 하얗고 와이셔츠가 항상 빳빳했던 아저씨는 ‘식빵 아저씨’, 판다 모양 간판 밑에서 일하던 아저씨는 아저씨의 가게 이름을 따서 ‘샘표 아저씨’라고 불렀다. (인사를 하다가 새어 나온 입버릇으로 별명을 들킨 적도 있었다.)
- 가구단지의 눈사람
김밥집을 지나 앞으로 쭉 걷다 보면 큰 사거리가 나온다. 그곳에 ‘댕기머리’ 미용실이 있다. 동네 초입에 있는 이 미용실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두 번째 집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있었으니 족히 15년은 넘었다. 친구에게 집 위치를 알려줄 때도 “사거리에 있는 댕기머리 건너편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 동네의 가장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미용실을 등진 채 왼쪽으로 내려가면 ‘누리슈퍼’라는 잡화점이 있었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구멍가게라서 자주 갔었다. 누리슈퍼의 주인 가족과 우리 가족은 모두 친했다. 그 덕분에 우리 가족이 구입하는 음식이나 물건은 모두 외상이 가능했다. 언제든 필요할 때 가서 물건을 골라 계산대 위에 올려두면 아저씨나 아주머니는 노랗게 바랜 장부에 날짜와 금액을 수기로 적고 봉지에 물건을 담아주셨다. 모인 금액은 매달 마지막 날에 아빠가 한꺼번에 계산하셨다.
- 댕기머리 사거리 그리고 누리슈퍼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