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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6268956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9-05-01
책 소개
목차
1장 _ 정도약국 가기 전에 우회전이요
다모아 호프/ 서서울병원 사거리/ 통일서점/ 곱창전골
2장 _ 아현가구거리 안쪽으로 쭉 들어가주세요
가구거리의 눈사람/ 우리가게 놀이코스/ 첫 번째 우리집
3장 _ 이리로 나가시면 충정로에요.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자
비탈길의 김밥집/ 댕기머리 사거리 누리슈퍼/ 집 앞 채소차/ 초록색 대문집
4장 _ 학교 다녀올게요
대성세탁/ 굴다리/ 은행나무 길/ 배드민턴/ 일층 생물실/ 음악실
5장 _ 알았어요. 천하태평으로 갈게요
최초의 케이에프씨/ 천하태평/ 언덕 위 포차/ 북성 해장국
6장 _ 장 보면 무거운데 또 손 아프겠네
크리스탈 레스토랑/ 사거리 장난감 가게/ 이석제 내과
7장 _ 배도 부른데 돌아서 걸어가요
비둘기 마당/ 아현감리교회 어린이집/ 애오개의 나무/ 하나문구 그리고 아동문구
8장 _ 우리 정말 이사가?
이사 선언/ 이삿날 아침
9장 _ 이후의 이야기
새로운 동네, 새로운 사람들/ 가족들의 이너뷰/ 초등친구들의 이너뷰/ 중등친구들의 이너뷰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 덕분에 친구들과 추운 겨울날이면 어묵을 입에 한 아름 넣고 집에 걸어가곤 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사거리 입구 파란색 공중 전화박스 앞에서 파는 계란빵을 제일 좋아했다. 소금이 살짝 뿌려져 있는 짭짜름한 반숙 계란에 폭신한 카스텔라 빵의 달달한 냄새가 풍기면 어느새 겨울이 왔구나하며 계절을 실감하곤 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두 개의 형광등 밑에 꽂혀있는 책들 중 한권을 낑낑거리며 빼내는 것도 재밌었다. 당시에는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 잡지책 같은 것에 서비스로 팬시나 캐릭터가 그려진 작은 공책 같은 것을 끼워주시곤 했는데 나는 그것이 아저씨의 재량인지 모르고 책을 사면 다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현동 주민들은 그 거대한 눈사람을 출퇴근길에 돌아가면서 꾸며 놓았다. 어떤 언니는 큰 눈사람에 빨강과 초록이 섞인 체크무늬 머플러 두 개를 엮어 목에 둘러주기도 했고 어떤 아주머니는 깎지 않은 커다란 당근을 코에 꽂아 놓고 가기도 하고 어떤 가구점 아저씨는 다섯 갈래로 나눠진 사람 손을 닮은 나뭇가지를 주워와 팔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