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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세계문학론 > 러시아문학론
· ISBN : 9791196517113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제1장 시인과 혁명
집시의 시집 ․ 블로크와 상징주의
강철로 만든 책 ․ 마야콥스키와 미래주의
사랑의 환유 ․ 아흐마토바와 아크메이즘
러시안 랩소디 ․ 예세닌
영원의 인상주의 ․ 파스테르나크
생각하는 사물들 ․ 브로드스키
제2장 시학과 미학
‘낯설게 하기’의 미학과 정치학 ․ 러시아 형식주의
커뮤니케이션 모형과 비유론 ․ 야콥슨
‘조건성’과 언어 우주 ․ 로트만
시적 대화주의 ․ 바흐친
미학의 혁명과 혁명의 미학 ․ 사회주의 리얼리즘
제3의 비유 ․ 엡슈테인
탈신화, 혹은 맥락의 예술 ․ 모스크바 개념주의
후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의 리듬, 언어의 음악화는 궁극적으로 시적 반복에 의해 얻어진다. 그것은 음운의 반복, 음절의 반복, 어휘의 반복을 넘어 통사적 문장의 반복까지 포함하지만, 이 모든 반복을 지배하는 것은 정의할 수 없는 음악적 직관이다. 이 음악적 지향에 의해, 음악은 상징주의의 시작이자 끝이 된다. 상징주의의 언어는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모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음악은 그의 무기였다. 혹은, 음악만이, 그의 무기였다. 그것은 더 이상 언어적 반복에 의해 얻어지는 기술적 리듬을 뜻하지 않는다. 상징주의 시기에 그의 음악은 현실과 실재와 구체적 시니피에를 삭제하거나 초월하기 위한 도구였으나, 후기에 그것은 현실과 실재를 지배하는 세계의 에너지, 그 거대한 힘의 리듬이 된다. 이제 음악은 보이는 것을 빌려 보이지 않는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과 실재 자체에 내재한 리듬을 표현하기 위해 도입된다. 이 리듬은 개별성과 개별성을 잇닿아 보편적 운동의 일부를 이루지만, 이 보편적 운동 안에서 개별성과 개별성은 더 이상 삭제되지 않는다. 그것은 보편성과 관념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구체성과 생명력을 상실하지 않는다.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화려하면서도 우울한 눈빛은 상징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이다. 상징주의자들은 지시적 리얼리즘으로 앙상하던 19세기 중후반의 러시아 시사를 풍요롭게 만들면서 시 장르의 부활을 이끌었다. 그러나 상징주의 시대를 규정하는 신비주의적 형이상학과 음악의 언어는 1910년 안팎을 통과하면서 서서히 쇠락의 기미를 보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시적 화음은 결국 진짜 음악을 따라갈 수 없었으며, 종교적 메시아니즘은 솔로비요프의 죽음과 더불어 깊이를 잃고 몰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