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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535704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시작하다
왜 이 일을 하나
하루 이틀 일하고 마는 매니저들
경험하다
첫 손님, 그리고 한달 후
가장 무서웠던 경험
싫은 일들이 너무 많다
별의 별 손님 유형
그나마 좋았던 경험
은퇴
그럼에도 키스방…왜?
여기에 오기까지
이 곳에서 일하는 이유
이 곳은 추천 할 만한 장소인가?
남과 여
뺀지 놓는 남자 당하는 여자
SEX를 즐기는 매니저
진짜 흥분하나 아니면 연기?
매니저들의 관리 비법은?
신체를 자랑하는 남자, 여자
키스방 메커니즘
남자들의 가장 많은 질문
흔한 작업멘트
다른 유흥업소도 많은데 왜?
후기는 왜 쓰는가?
_ 후기사이트의 기본구조
_ 후기 손님 plologue
_ 후기 손님에 대한 후기
그나마 괜찮은 남자
돈자랑하는 놈
우는 남자들
손님들 이야기
키스와 섹스에 대한 남자의 생각
섹스하려는 남자, 왜 여기서 굳이
늙은 남자 vs 젊은 남자
스토커 이야기
키스방 중독자들
특정 매니저에 중독된 경우
어떤 행위에 중독된 경우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중독자들
순정파 남자
사랑한다는 남자
페티시를 즐기는 남자
장애를 가진 남자
돈
돈이 왜 필요한가
그녀들은 왜 그럴까
모으는 사람 vs 쓰는 사람
성형중독에 빠진 여자
그리고…
불장난과 사랑 그 묘한 경계에 선 매니저들
지명이야기
매니저의 하루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키스를 처음 보는 남자와 행하 는 여자가 정상일 리는 없지 않나. 그녀들은 그 일이 좋은 걸까? 그녀들은 단지 돈 때문에 그 일을 견디는 걸까? 이 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집에 가면 돈 못 번다고 바가지를 긁히고 직장에 나오면 일 못 한다고 상사로부터 채근을 받기 일쑤인 게 이 땅의 남자들 아닌가. 그래서 스트레스는 남자들의 평생의 벗이 되는 것이다. 그런 스트레스는 풀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어디서 풀까?
안다. 그깟 돈이라고 비하하기엔 너무 큰 금액이라는 사실을.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운수 좋은 날이라면 하루에 5,60만원 버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 시급 8,000원을 받기 위해 밤을 새며 일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벌이가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그래서 이제 첫 사랑을 시작해야 할 스무 살의 여대생이 입 냄새를 참으며 키스를 하고, 세 살짜리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온 서른 살의 애 엄마가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는 더 많은 노인의 음흉한 시선을 온몸에 아로새기는 거겠지.
나는 그 사람을 겪어본 적이 없었으니 가타부타 말하기는 그랬다. 그래도 다른 매니저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걸 보면 심한 진상인가 보다는 했다. 아뿔싸, 그 시간에 그 진상을 한 번이라도 만나지 않은 매니저는 나뿐이었다. 실장이 나를 불렀을 때 거절했어야 옳았다. 실장의 간곡한 부탁도 걸렸고 무엇보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놈의 궁금증이 항상 화를 부르는 법이란 걸 왜 몰랐을까. 콩닥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은 채 방으로 들어섰다.
진상도 나름의 컨셉이 있다. 막무가내로 손을 놀리는 손 진상 도 있고 냄새를 풍기는 향기 진상도 있다. 그러나 그중 가장 우리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진상은 말 진상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연예인들이 은퇴를 선언하고 얼마 후 복귀하는 경우가 있다. 자세한 속사정이야 모르지만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 역시 그렇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은퇴한 친구가 시간이 흘러 다른 가게에서 일한다는 소문을 들을 때면 괜히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녀의 복귀는 곧 자신이 사회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거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단 꼼꼼하게 기록된 후기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면 찾는 손님이 늘어난다는 게 문제다. 요즘 유행하는 맛집 프로그램에 소 개된 식당에 사람이 몰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당연히 수입은 늘어나겠 지. 돈을 벌려고 이곳에 나온 언니들 입장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인 셈이다.
키스방이 아니라 성교육 시간이 되어버린 와중에 난 팔자에도 없는 구성애로 코스프레를 할 밖에. 팔과 고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혀는 언제 이용하는 건지, 손 처리는 어떤 게 최선인지를 몸소 시연해주고 나니 왠지 모를 뿌듯함마저 들 지경이었다.
개소리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온전히 개소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