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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63879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6-01-19
책 소개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신판),
《시는 참 이상한 마음》 동시 출간
시를 왜 읽어야 할까요? 하는 의문과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하는 질문에
동시에 답하는 다정하고 단단한 황인찬의 말과 글
두 권의 책으로 만나는 슬프고 사랑스럽고 이상한 시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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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와 더불어 대화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귀를 가까이 댄 채
이토록 이상한 마음을 나누고 헤아릴 것입니다
황인찬 시에세이 2권 《시는 참 이상한 마음》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옷을 갈아입은 1권 《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과 함께 나왔으니 정주행하는 맛도 남다르리라 기대됩니다. 타인의 슬픔으로 우리의 사랑을 발견한 1권에서처럼 이번 책에서도 시인은 시를 통해 나눌 수 있는 내밀한 대화를 힘주어 소곤소곤 말합니다. 힘을 주는데 속삭이다니…… 참 이상한 화법이지요? 황인찬 시인은 그게 시가 말하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시로 발설합니다. 심지어 쓰고자 하는 모든 걸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마저 시로 쓰고자 합니다. 모든 걸 말하면서도 모든 게 알려지기는 원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 목소리를 듣는 일은 험하고 어려운 일입니다. 감히 꼭 해야 한다고 다그칠 수고, 강권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를 쓰고 읽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최대한 가까이 귀를 가져다 댑니다. 참 이상한 마음이지요. 《시는 참 이상한 마음》 그 이상한 마음을 가진 모두에게 대화를 청합니다. 무엇보다 시를 읽는 바로 당신에게 말이지요.
■ 작은 마음을 나누는 큰마음
이번 책에서 황인찬 시인은 유독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대학 시절 자취하던 날의 추억부터 최근 이사하여 여러 식물을 집에 들인 사연까지 시인은 다정다감한 수다쟁이처럼 독자에게 속삭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일상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이야기가 타인에게 전달되는 데에는 시라는 징검다리가 필요합니다. 괜한 일을 생각하느라 잠 못 이루고, 지나버린 사랑을 떠올리며 새삼 안타까워하며, 내가 벌인 작고 옹졸한 여러 일을 떠올리는 건 모두 시를 읽음으로써 가능한 회상과 상상입니다. 그러고 시인은 묻습니다. 당신은 어떠한가요? 이러한 떠올림과 물어봄은 시를 읽는 마음 그 자체가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이랬는데, 당신은 어떠한지 묻고, 그 대답을 듣고 다음 말을 이어가는 것이죠. 어느 때보다 대화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시대에, 시인은 시를 읽는 작은 마음을 무한정 나누고자 합니다. 그건 참 이상한 마음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상한 쪽으로 곧잘 마음을 쓰고는 합니다. 길치처럼, 시인처럼, 그냥 우리처럼.
■ 우리 자신의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
시인은 말합니다. “저는 제가 사랑하는 시인들의 시를 읽으며, 저의 사정을 헤아리고 저의 삶을 떠올렸습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그 사정들이 모이고 모여 자신만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SNS에서 함부로 전시될 수 없고, 빠짐없이 영상으로 남길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많은 사연은 기억의 저편으로 자리를 옮겨 우리 자신에게 때때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황인찬 시인의 생각하는 시는 그 기억을 다시 이편으로 옮겨오는 역할을 합니다. 시는 그때 나를 미워했던 사람에게 그때 나를 용서할 용기를 주기도 합니다. 삶의 복잡함과 어쩔 수 없음을 담백하게 받아들이게 하기도 합니다. 그 복잡함에 놓여 어쩔 수 없어 했던 자기 자신의 토닥이게 합니다. 이 일은 반복될 것입니다. 시인은 그더러 ‘사랑을 위한 되풀이’라고 말하기도 했었지요. 이 책은 그 말에 대한 친절하기 그지없는 설명서가 될 것입니다. 시인은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며 삶의 기쁨을 찾습니다. 매번 떠올리는 흑역사가 아닌, 기쁨과 사랑으로서의 역사가 시에는 분명히 있어요. 황인찬은 그걸 같이 찾아보자고,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당신이 이 대화에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할 만치 설레는 마음으로, 시와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목차
시인의 말 아주 작게 말하기 당신에게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8
1부 사람 마음의 일
잠들고, 전봉건 / 잠들 수 없는 밤이 온다면 14
네가 잠든 동안, 김이강 / 고요하게 잠든 사람 18
피로와 파도와, 이제니 / 도무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말 24
단골, 조해주 / 우리의 안전거리 30
초월, 권누리 / 당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어서 37
왜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어린이날 선물을 받지 못하는가?, 김승일 / 선물은 마음보다는 크기가 중요한 거 아닐까요 43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유형진 / 사물의 감정 48
물기 머금 풍경 1 · 물기 머금 풍경 2, 박용래 /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53
이제 지겹다고 안 할게, 천수호 / 지겨움과 사랑 59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 손미 / 두려움을 끌어안고 66
페이크, 이진희 / 거짓 칭찬이어도 고래는 춤을 추니까 71
소소소小小小, 서윤후 / 작은 마음과 큰사람 되기 77
우리말 사전, 현택훈 / 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83
너는 순종을 가르쳐주고, 김현 / 사랑을 노래하는 일 87
달콤한 인생, 장승리 / 아무리 무서워도 94
우리가 왜 여기서?, 김소형 / 길을 물어보면 길을 알려주자 99
반반, 김경인 / 우리 삶도 반반으로 가를 수 있다면 105
공책, 이소연 / 자꾸 사기만 하는 공책들 속에서 111
출구는 이쪽입니다, 김선오 / 전시회의 긴 줄을 따라 117
빨랫대를 보고 말했지, 최현우 / 해지고 닳은 것들 사이에서 124
불가능한 질문, 양안다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던데 130
강아지를 찾습니다, 이다희 / 잃어버린 모든 것을 찾아서 135
2부 우리 자신의 작은 역사
딸기, 김춘수 / 나만의 명작 144
세기말을 떠나온 신인류는 종말을 아꼈다, 고선경 / 지난 음악을 듣다가 150
영화관, 김상혁 / 영화의 결말을 생각하며 159
마음 한철, 박준 / 통영에서 우리는 165
다움, 오은 / 나다운 게 뭔데? 170
생각의자, 유계영 /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176
비누에 대하여, 이영광 / 이제는 비누를 쓰지 않지만 182
공원에 많은 긴 형태의 의자, 임승유 / 공원에서 만나요 188
야생동물보호구역, 이병일 / 동물의 삶 195
집 · 슬픈 사람들끼리, 이용악 쓸쓸한 저녁에는 쓸쓸한 사람들끼리 쓸쓸한 저녁을 나누고 201
미리 본 결말, 김누누 / 스포일러주의 208
유리창에의 매혹 김행숙 / 유리창에 차고 슬픈 것이 214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 유현아 / 주눅이 사라지는 방법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219
스물, 윤석정 / 스물은 이제 아득하게 멀지만 225
시와 입술, 고명재 / 당신 입술에 묻은 시를 보며 231
여름, 민구 / 여름의 기억들 238
상추, 박소란 / 쌈 채소는 너무나 다양하고 245
두부 먹는 밤, 곽재구 / 두부는 희고 맛나서 251
노老시인의 이사, 정한아 / 저 책들을 다 짊어지고 어디까지 갈까 257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 봄날의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263
개인적인 비, 이혜미 / 비의 영역에서 268
그의 작은 개는 너무 작아서, 안희연 / 함께 사는 일에 대하여 274
수박의 꽃말은 큰마음, 황인찬 / 되풀이되는 기쁨 280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쩌면 시인이 이런 시를 써낸 것 또한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었던 까닭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것이 잠드는 평화로운 세계, 이런 세계를 꿈꾸는 사람은 역시 잠들지 못하는 사람, 불안을 느끼는 사람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시인은 이 시를 쓰고 편안히 잠들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시인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시를 읽는 우리는 안락한 잠에 빠져들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요새는 여러 이유로 잠들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잠들기 전에 전봉건의 이 시를 다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시가 그리는 하염없는 잠의 이미지와 함께 평화로운 잠에 들 수 있다면, 정말 세상 모든 괴로움을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어떤 시인들은 그런 적당한 이해를 거부합니다. 시는 더 정확하게 말하고자 애쓰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때로 어떤 시는 마음에 대해 얼렁뚱땅 말하는 대신, 우리가 얼마나 이해받을 수 없는지, 우리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말하는 데 전력을 다합니다. 때로 그것은 고독의 형상을 그려내는 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결코 의미를 다 전할 수 없는 언어의 본질적 속성을 의식하며, 언어와 겨루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는 이 시에서 그리는 자기 인식에 저 자신을 비춰보기도 했습니다. 이 좁고 작은 세계는 제가 그토록 작은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어떻게 하면 세계는 넓어질 수 있을까요. 여행을 많이 가면 될까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결코 아닐 겁니다. 여러분의 세계는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나 자신의 세계가 너무나 비좁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하시나요. 한 사람의 세계가 충분히 넓다고 말하려면 그건 어느 정도의 넓이여야 할까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꼭 모든 일에 정답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양안다 시인의 시처럼 불가능한 질문이면서 동시에 대답이 불가능한 질문이 우리 삶에는 넘쳐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