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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한국정치사정/정치사 > 한국정치사정/정치사-일반
· ISBN : 9791196585969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0-05-11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거짓말 _ 홍성표
호텔리어를 만나다 _ 안길정
1. 대통령의 광주 도착
안보보고회
영접 준비
경호 선발대
경호 불문율
각하의 옷, 각하의 구두
만찬장의 대통령
도지사가 가져온 조찬 도시락
김계원과 차지철
2. 광주관광호텔
광주관광호텔의 시작
슬롯머신 오락장
칵테일 라운지
나이트클럽
이발소
그림 도둑
월례 조찬 기관장회의
3. 달아오르는 시가지(5월 12일~17일)
12일 _ 칵테일 라운지의 기자들
13일 _ 검열 받는 신문과 방송
14일 _ 가두로 나선 학생 시위
15일 _ 분수대에 모인 학생 대표와 교수들
16일 _ 횃불 시위
17일 _ 호텔 주변
4. 처절한 금남로(5월 18일~20일)
18일 _ 계엄이 확대되다
19일 _ 호텔 폐쇄와 일본인 기자
20일 _ 금남로의 차량 시위
5. 도청 앞 집단 발포(5월 21일~26일)
21일 _ 호텔 앞 대치선
집단 발포
목포대생의 피격
조준 사격
22일 _ 호텔의 방화 위기
23일 _ 고정간첩, 깡패, 흑색선전
24일 _ 자전거로 바람 쐬기
25일 _ 문을 연 가게들
26일 _ 한광수 사장의 편지
6. 계엄군의 호텔 점령(5월 27일~28일)
27일 _ 601호 각하의 방에서
헬기 사격의 섬광
계엄군의 호텔 점령
28일 _ 쓰레기차가 실어 나른 것
호텔의 손실액
7. 전두환의 광주 방문
10·26 사건
연초제조창 안보보고회
광주에 온 전두환
8. 망월동 이팝나무
이팝나무의 오월 노래
나의 5·18
해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공간과 높이에서 본 5·18 _ 김정한
리뷰
책속에서
만찬장의 화제는 다시 국회에서 문제가 된 전주의 손 아무개에게로 옮겨갔다. 듣고 있던 대통령이 차 실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그런 놈은 길거리에서 만나면 배때지를 따버려야지.”
그러고나서 앞쪽에 있던 길전식 공화당 사무총장에게 시선을 주었다.
“어이, 전식이 한잔해.”
대통령의 손에서 튕기듯이 사기 술잔이 휘익 날아갔다.
“넷, 각하!”
길 총장이 화급히 두 손으로 공중에 뜬 술잔을 받았다. 술잔은 마치 야구공이 글러브에 들어가듯이 길 총장의 두 손 안으로 쏙 들어갔다.
시위대의 고무바퀴 장갑차가 전진하자 계엄군은 분수대 양옆으로 후퇴해 전열을 정비했다. 동시에 총성이 연달아 터졌다. 시위대의 장갑차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방향을 꺾어 시계탑을 돌아 나왔다. 장갑차에 타고 상체를 드러낸 채 태극기를 흔들던 붉은 티셔츠의 젊은이는 절명한 듯 상반신이 고꾸라져 있었다. 고무바퀴 장갑차를 뒤따르던 시위대도 계엄군 쪽에서 일제 사격이 시작되자 혼비백산해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총성이 대규모로 울렸다.
“따다닥. 따다닥.”
공기를 끊는 M16 특유의 사격음이었다.
벽에 기대어 앉아 앞을 보니 건너편 수협 옥상에 군인 2명이 보였다. 옥상 환기구 주위에 총을 걸치고 우체국 쪽을 향해 사격하는 사수도 보였다. 옆에 놓인 카빈총을 들어 약실을 보니
실탄이 장전되어 있었다. 소총을 비상계단에 걸치고 수협 옥상에 있는 군인을 가늠자에 고정해보았다. 확실히 겨냥이 되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사람을 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