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91196749330
· 쪽수 : 213쪽
· 출판일 : 2020-11-11
책 소개
목차
우리말 여성어휘와 그와 관련된 일화들
여성 의복과 관련한 우리말 어휘
여성 혐오적 우리말 속담
저자소개
책속에서
독녀
조선시대에는 ‘나이 들었으나 남편과 자식이 없는 여자들’은 ‘독녀’라는 이름으로 묶여서 관리 되었어. 현재 비혼, 미혼, 독신 여성들이지. 그녀들은 유교 국가에서 왕이 백성이 잘 다스리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특별하게 배려해주어야 하는 대상이었어. 하지만 그 구분이 모호하기도 했지. 승정원 일기에 따르면 독녀들은 20대, 30대의 젊은 나이인 사람들도 많았으며, 반드시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존재가 아니기도 했거든. 불쌍하고 약한 존재가 아닌 과도하게 자기 이해에 밝고, 국가의 금제를 어기고, 왕에게 거침없이 격쟁하는 등 ‘외람’된 행동을 했다는 기록이 많아. (이하생략) 그녀들은 의지할 곳 없이 가난하고 불쌍한 존재여야 하는데 실상 기와집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고, 노비를 거느리기도 했어.
독녀와 관련된 일화
검녀에 등장하는 몸종의 사연도 독녀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어. 검녀에 등장하는 양반집 딸은 부모의 원수를 갚은 뒤에 자결하기 전에 그 몸종에게 이런 말을 남겼어. “나를 묻은 다음에 나라를 두루 돌아다녀 보아 뛰어난 선비를 택하여 그의 처나 첩이 되어라. 너역시 기이한 포부와 걸출한 기상이 있는데 어찌 평법한 남자에게 머리를 숙이고 고분고분 살겠느냐? 이후에 그 몸종은 장안의 기사라고 소문 난 소웅천을 찾아가 스스로 소실[첩]이 돼. 하지만 그녀는 그 인물이 전혀 자신의 배필이 될 만하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해 스스로 떠나기로 했어. 그리고 소옹천에게 이렇게 말을 해.
“
선생이 기사가 못 되는 줄 알면서도 억지로 모신다면 나 자신의 소망을 저버리는 것이고, 아울러 소저(양반의 딸)의 당부를 어기는 것입니다. 나는 내일 새벽에 떠나겠습니다. 먼 바다와 조용한 산에서 노닐렵니다. 남장을 그대로 두었으니 가뿐히 갈아입고 나설지라, 어찌 다시 여자로서 음식을 장만하고 바느질하는 일에 얽매어 지내겠습니까.
그리고 자신의 검술을 보여준 뒤에, 이튿날 새벽에 남장을 하고 떠났지. 이야기는 “아득히 그 행방조차 알 수 없었다”라고 마무리 돼. 행방을 알 수 없는 그녀가 또 다른 남자들 만났을 것 같지는 않아. 아마도 어딘가에서 ‘독녀’로 살아갔을 것 같아. 그녀는 스스로 혼인의 경계를 넘어들지. 남자를 골라 그의 첩이 되는 길을 선택해. 첩이 된 뒤에 다시 그를 떠나기로 결정하기도 하고, 어차피 정실부인도 아니었기에 이혼도 아니니깐. 혼인을 했었기에 처녀도 아니고 남편이 죽은 것이 아니므로 과부도 아니야. 그녀들을 어떤 범주 속에 묶어내기 어려워.
승려
현대 국어의 여성 명칭 외할머니, 외삼촌 외숙모, 여교사, 여검사, 여의사, 여교수 등은 현대 사회가 부계중심, 남성 중심의 사회임을 잘 말해준다고 생각해. 하지만 고려시대 말, 조선시대 초에는 여성 명칭어에서 단어 앞에 ‘여자’라고 덧붙였던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은 당시에 남성과 여성의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는 것을 말해줘. 당시의 사회가 부계중심이 아니었다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어. 여자 승려의 명칭이 여승이 아닌 ‘승’이였다는 점만 보아도 당시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가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어. (남자 승려는 ‘즁’이라고 불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