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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6765309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1. 알타이 고공비행학교
2. 무엇이건 처음은 늘 어설퍼
3. 침묵의 언어
4. 기억의 지도
5. 할머니가 바래다줬어요
6. 고인돌의 나라
7. 세 개의 거울과 지상의 별
책속에서
“세상이 내 맘대로 안 돼서 참 다행이에요. 내 맘대로 돼 봐요.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돼버리고 말겠죠. 이 세상엔 내 맘보다 훨씬 더 큰마음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지금처럼 우리 둘이 얘기할 때, 꼭 우리뿐일까? 우리 둘 사이에서 누군가 조용히 듣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생각 안 들어? …그래, 바로 그 침묵이 늘 대화 상대 사이에 끼어 있단다. 침묵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세상을 관찰해온 ‘아주 오래된 자’란다. 그 침묵은 언제 어디서든 뭇 생명이 하는 모든 말을 한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죄다 듣고 있는지도 몰라.”
“무서워요, 할머니.”
“무섭고말고. 그걸 알았다면 앞으로 그 침묵에게 부끄러운 말은 좀처럼 입 밖으로 안 내놓는 게 좋아. 침묵보다 못한 말을 해서 뭐하겠니”
“걷는 건 누구 허락도 도움도 필요치않은 너의 권리야. 오로지 네 힘과 의지로 당당히 걷도록 하렴. 더 이상 스스로 걸을 수 없다면, 그리고 날 수 없다면 우리네 삶은 거기가 끝이야.”
―끝 다음은요
“우리는 죽으면 하늘의 별이 된단다."
―그럼 지금보다 더 높이 나는 거네요
“그래서 우리는 두려울 게 없는 거지. 오, 똘똘한 우리딸! 너는 장차 뭐가 돼도 아주 특별하게 되겠구나.”
―엄마, 나는 특별한 뭐가 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내가 될 거예요.
“우리 걷기를 계속해보자꾸나. 발바닥이 대지에 귀 기울이듯 조심히 내딛는 거야. 그럼 세상을 조율하는 대지의 음악소리가 들린단다. 그 리듬을 타며 앞으로 미끄러져 가보렴. 딱딱한 자갈밭이나 바위등걸을 디딜 때도 물컹한 느낌 을 느낄 수 있어. 보행의 숨은 비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