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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832889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3-02-17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저마다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5<나살림>좋다, 내 색깔로 사는 내가 환장해불게 좋다 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12행복이 옆에 계시다 장성 백양공동체 김미녀 22나를 살린 것은 담양 대숲공동체 김민자 26밥 한 숟가락 장성 백양공동체 윤혜영 34수연이는 수연이를 사랑해! 해남 참솔공동체 정수연 36생명을 살리는 집, 우리 집 해남 참솔공동체 정수연 46나는 늘 백수를 꿈꾼다 화순 열음공동체 김영숙 50다행이다 무안 생기찬공동체 김현희 62이 맛에 살았제 담양 대숲공동체 한현미 64사계절을 마주하는 정직한 하루하루 해남 참솔공동체 김순복 68좋아지는 나날 장성 백양공동체 정미화 74<들살림>한 알도 버릴 수 없는 우리 토마토 담양 대숲공동체 김민자 78감들에게 이름을 장성 백양공동체 김미녀 86닭 밥 주고 달걀 얻는 일과 나 화순 열음공동체 임아 92농부의 조건 “나는 농부다” 해남 참솔공동체 정수연 96끝이 없는 들살림 담양 대숲공동체 한현미 100들녘의 노래 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106농사꾼이어서 좋다 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114주거니 받거니 무안 생기찬공동체 김현희 118살다가 남긴 사진 한 장 _정용순 122살다가 남긴 사진 한 장 _정연두 123<한살림>해가 가고 날이 가도 지키고픈 마음 장성 백양공동체 윤혜영 126한살림의 삶은 1 : 염치에 대하여 담양 대숲공동체 김승애 130한살림의 삶은 2 : 절제하는 삶 담양 대숲공동체 김승애 136칼바람에도 지지 않는 마음으로 해남 참솔공동체 장민경 142생.소.하나 담양 대숲공동체 한현미 146길 위에 선 한살림을 향해 담양 대숲공동체 김민자 152우리는 자랑스러운 한살림 식구 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156고단함을 잊게 하는 사람들이여 무안 생기찬공동체 김현희 159내가 좋아서 하는 일 장성 백양공동체 김미녀 160살다가 남긴 사진 한 장 _정연두 164살다가 남긴 사진 한 장 _장민경 165+ 엄마와 아빠를 떠올리며 166어머니처럼 살겠어요 무안 생기찬공동체 김현희 167아버지! 잘 계시죠 담양 대숲공동체 김가혜 169홑청 냄새와 엄마 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173울 엄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신정옥 176엄마의 엷은 미소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김옥자 177아빠의 오토바이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노선영 178엄마의 밥상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윤선묵 179엄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박은숙 180울 엄마는 쌈닭!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김가영 181엄마의 노래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유태순 182우리 엄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최명희 183그리운 엄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태월순 184엄마는 욕심쟁이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정혜원 185어머니의 노래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최정자 186엄마의 마음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정경란 187진실한 사랑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정영숙 188간절한 어머니 생각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정혜연 189우리 엄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전미희 190당신의 이름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노연자 192엄마가 내 나이 때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이혜진 194울 엄마는 대장부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김미애 196젊은 엄마 할머니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정만실 198어머니 글밭 함평 함평천지공동체 강덕심 200
저자소개
책속에서
좋다, 내 색깔로 사는 내가 환장해불게 좋다
_담양 대숲공동체 정연두
그냥 가을하늘 투명해서 속내가 다 비치는 햇살. 딱 그만큼의 바람. 무엇 하나 더하고 뺄 것이 없는 미치고 환장하게 좋은 오늘 이 순간 나는 메주를 쑤고 있다.매운 연기에 한 번씩 얼굴을 찡그려 가며 행여나 아까운 콩물이 넘쳐서 솥뚜껑을 들어 버릴까 봐 장작을 넣다 뺐다 하며 주걱으로 솥단지 바닥이 눋지 않게 정성스럽게 살림 놀이에 열중한다.좋다. 기가 막히게 좋다. 지붕 위로 보이는 뒷산을 물들이는 단풍이 좋고 주렁주렁 감을 달고 서 있는 감나무가 주는 정서가 좋고 온통 국화로 꽉 찬 마당의 꽃잔치가 좋고 형형색색의 꽃 속에 자리한 남편의 작품들이 너무 좋고…….이 세상에 딱 한 가지 나만의 색깔로 지금 여기를 사는 내가 환장해불게 좋다.어린 시절 나는 꿈이 많았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고 남편을 돕는 현모양처도 되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선생님도 되고 싶었다. 또 읽고 싶은 책을 책꽂이에 가지런히 두는 동네 작은 책방 주인, 향기 좋은 차를 파는 조금은 멋져 보이는 카페 주인, 날마다 듣고 싶은 음악 실컷 듣는 레코드 가게 사장, 광주역 근처에서 큰 솥단지 걸어 두고 따숩게 밥해서 배고픈 이들에게 내주는 이름을 숨긴 봉사자……. 그 시절 내가 품던 그 많은 꿈이 어디에 있는지 뚤레뚤레 찾다가 다 이뤄 내며 사는 나를 만났다.두 해 전,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회갑을 맞아 나는 과거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꿈 많던 그 시절의 모든 순간순간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음을 알아차린다. 두 아이를 낳아 함께 성장하며 행복해하는 엄마 모습의 나도 있고, 작가인 남편의 작품세계를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아내의 모습인 나, 사철 때맞춰 피고 지는 꽃 마당을 가진 나, 여느 카페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공간에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과차를 나누는 나, 읽고 싶은 장르인 그림책이 좋아서 그림책지도사가 된 나, 아무 때나 음악이 듣고 싶으면 오디오의 볼륨을 올리는 나, 삶을 함께 배우고 성장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인 나, 광주역 근처는 아니지만 내가 농사짓는 작물로 지인들에게 따스운 밥상을 차리는 나. 나는 지금 이렇게 나로 살고 있다.내가 품던 모든 꿈을 다 이룬 멋지고 대단한 여자 사람인 나에게 회갑 선물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내가 좋아!>라는 바느질로 만든 그림책. 지구별 여행자로서 지난 63년 동안 내가 경험하고 만난 모든 순간의 나를 사랑하고 존경한다.삶은 놀이다. 나는 경험하는 모든 일에 놀이를 갖다 붙인다. 신명 나는 살림 놀이, 천불이 올라오는 울그락불그락 그때 울긋불긋 단풍놀이, 때맞추는 농사 놀이, 밤마다 달 놀이, 별 놀이……. 그 어느 것도 놀이 아닌 것이 없다.모든 일에 신명을 내니 예순 넘어 예술가가 되어 있다. 올해 개인전을 세 번 하고, 인문학 강의도 여럿 했으니 이만하면 뽐낼 만한 경험 아니겠는가. 몇 사람이 듣기 좋은 소리를 한다. 환갑 세고 멋있고 섹시한 여자는 처음 본다고. 좋다. 더 좋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