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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동물과 식물 > 곤충
· ISBN : 9791196837242
· 쪽수 : 396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1 쏘인다는 것
2 독침
3 최초의 독침
4 고통의 본질
5 침의 과학
2부
6 땀벌과 불개미
7 땅벌과 말벌
8 수확개미
9 타란툴라대모벌과 단독성 말벌
10 총알개미
11 꿀벌과 인류
곤충 침 통증 지수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곤충의 침은 산란 기능을 제거함과 동시에 여러 가지 독성 요소를 추가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산란관 대신 침 아랫부분에 있는 개구부를 통해 알을 낳게 되면서 침은 오로지 독을 내뿜는 기관으로 자유롭게 기능하게 되었다. 산란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침을 쏘는 장치를 갖게 된 곤충들은 숙주를 마비시키는 독뿐 아니라 포식자를 방어하기 위한 독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많은 원시 개미와 일부 단독성 말벌이 ‘마비’와 ‘통증’이라는 이중 효과를 내는 독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꽃가루와 꿀을 먹는 벌은 이런 독을 사용하지 않는다. 꿀벌과 사회성 말벌 등 2만 종이 넘는 채식성 벌은 주로 포식자를 방어하기 위해 독침을 사용한다. 때때로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침을 쏘기도 하는데, 가령 새롭게 등장한 여왕 꿀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죽음의 결투나 땅벌의 여왕이 다른 군집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독침을 쏘는 것을 볼 수 있다. - 독침
곤충의 침과 독은 서로 만났을 때만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 침을 통해 주입되는 독은 액체 상태의 혼합 물질이다. 대부분 약간의 수용성 단백질과 동물의 체내에서 신경 전달 물질로 작용하는 생체 아민,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결합한 펩타이드, 아미노산, 지방산, 설탕, 소금, 그 밖의 여러 가지 물질이 섞여 있다. 이 같은 독성 물질은 모두 피부라는 보호 장벽 아래, 즉 체내에 주입되었을 때만 기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독성 물질 대다수는 동물의 피부를 통해 흡수되지 않아서 단순히 적의 피부에 뿌리거나 살짝 바르거나 내뿜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특히 단백질, 펩타이드, 생체 아민에는 침투성이 없어서 생체의 취약한 조직이나 혈류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런 독을 피부 아래로 전달하는 것이 바로 침의 존재 이유다. - 독침
‘곤충 침 통증 지수’가 개발되자, 침 쏘는 곤충의 생애를 깊이 연구하고 침이라는 무기가 녀석들에게 어떤 가능성을 열어 주었는지 예측할 길이 열렸다. 곤충의 생김새와 행동, 생애사를 근거로 침의 통증 지수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증 지수를 근거로 해당 곤충의 생활 방식을 예측해 볼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색깔이 화려한 단독성 말벌과 꿀벌은 좀 더 칙칙한 말벌과 꿀벌보다 더 고통스러운 강펀치를 날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화려한 색을 띠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것은 다른 곤충들이 흔히 쓰는 숨바꼭질 전략을 폐기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숨바꼭질 전략은 수많은 곤충이 오랜 세월에 걸쳐 효과를 증명한 방법인데, 그것을 폐기했다면 해당 곤충의 생애사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 침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