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 ISBN : 9791197004537
· 쪽수 : 222쪽
· 출판일 : 2020-06-29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카프카에 관한 편지 교환
2장 히브리어를 알지 못한다는 것
3장 텍스트의 힘
4장 계시와 기억
보론 두 명의 독일인과 세 명의 유대인
찾아보기
책속에서
“카프카, 벤야민, 숄렘을 다시 읽고 나는 현대 독일을 배경으로 등장한 이 치열했던 포스트-전통 유대인들의 특징적인 ‘의식 구조들’을 일종의 현상학적 방식으로 서술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세 작가의 픽션, 비평적 종합, 역사 기술상의 주요 작품―당연히 이것들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지만―보다는 편지, 일기, 노트, 금언적이고 단편적인 조각에서 논의의 예증적 근거를 찾게 되었다. 이런 자료들이 빛을 비추어 준 덕분에 점차 순수한 기쁨을 느끼며 이 주제를 고심할 수 있었다. 이는 작가와 작가 사이에 느슨한 상응 관계가 성립할 뿐 아니라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유한 이미지, 개념, 상상적 과정이 정교한 관계망을 이룬다는 사실에 대한 깨달음이 가져다준 기쁨이었다.”
“픽션에서 카프카는 전통을 조롱하지 않으며 경건한 감정으로 전통을 대하지도 않는다. 그는 일종의 도착적 숭배 속에서 전통의 제스처들을 재상연하고 변형한다. 두려움 한가운데에서 유머의 가능성을 구해 내며, 숄렘이 유대 신비주의의 비의적 연대기에서 유사한 무엇을 발견하기를 희망하며 벤야민이 최후의 순간 직전에 암시한 것처럼 유머란 잡힐 듯하다가도 우리의 파악을 피해 가는 신의 얼굴 중 하나를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는 유령의 집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일기와 편지에서 여러 번 시사했듯 어쩌면 카프카 자신이 인간 상상력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례적인 정신의 소유자였던 벤야민과 숄렘은 저 노력의 정신적 목표를 포착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이들이 보기에는 그것이야말로 파괴의 그림자 아래 세계가 진동할 때 착수해야 할 긴급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세 작가가 독일어와 거북한 관계였으며 이 거북함이 눈부시도록 탁월한 독일어 활용과 결합해 이들 모더니즘의 중요 요소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학적 모더니즘은 언어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와 언어에 대한 도취 사이에서 진동하며, 때로는 한 작가의 작품에서조차 그러기 때문이다. …… 특히 언어의 측면에서 정체성이 분열되어 있다는 감각이, 형식적이고 주제적인 층위에서, 카프카 픽션의 몽상적이고 비유담에 가까우며 서사와 양식 면에서는 인습 파괴적인 요소들에, 유대 역사에서 일탈이 중심을 차지한다는 숄렘의 한결같은 주장 및 ‘심연’이라는 규정 아래 그가 시행한 수많은 연구에, 벤야민이 금언적으로 표현한 전통의 몰락과 경험의 퇴락이라는 시야 및 “역사의 폐기물”을 역사의 숨겨진 본성을 이해하는 열쇠로 이용하려는 그의 노력에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