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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283987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3-07-10
책 소개
목차
아프다고 말할수도 없는 상태
우울은 거절할게
무채색의 우울
실없는 농담을 쿨한 척 건넨다
반복되는 거절
행복은 가끔 불행의 얼굴을 가지고 온다
지금이 한창 사춘기라고
혼자가 편해서
한심한 인간들
익숙해지고 무감각해지고
신은 있다, 내가 믿지 않을 때에도
아주 작은 엄마의 방
사랑받을 자격
엄마는 꿈이 뭐야?
남겨진 자의 고통
그런 게 트렌드야 이제
행복하면 안 돼
좁고 깊은 인간관계
못난이 감이 될 거야
미련의 쓸모
일상의 부족함이 나를 살린다
Dear, 언니
저자소개
책속에서
처음에 나는 그의 말처럼 우울을 부인했다. 인터넷에서 논란이 있었던 자연치유로 자식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믿음 같은, 좋은 것을 보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생각을 하면 나을 거라는 그의 말이 가끔은 위로가 되었다. 그 당시에 나는 알코올 의존증이 있었고, 그는 내가 우울할 때마다 술을 권했다.
내 주변인들은 강압적이지 않는, 또 적극적이지도 않은 태도로 일관했다. 그들은 내 우울증이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사라지는 신기루가 되길 바랐다. 술을 마시면 잠시 기분이 좋아지는 탓에 오히려 내게 술을 권했다. 그 당시에 내 우울증 치료제는 항우울제가 아니라 술이었다.
<우울은 거절할게> 중에서
그래. 아무리 가족이라도 우울을 견뎌낼 수는 없겠다. 우울은 주변에게로 옮아가는 전염병과도 같으니. 그냥 전염성이 강한 병에 걸린 채로 몇 년쯤 시간이 지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래. 그는 전염성이 강한 병을 가진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없을 거다. 나는 나을 방법을 알지 못하고 나을 생각도 없으니까. 앞으로도 절대.
<무채색의 우울> 중에서
엄마는 못하는-것과 못-하는-것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 엄마뿐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차이를 알지 못할 거다. 그저 말장난이라고 생각하겠지. 언제나 그렇듯 엄마와의 대화는 늘 엇나간다. 나는 엄마에게 상처를 주며 희열을 느낀다. 엄마는 한숨을 푹 내쉰다.
<지금이 한창 사춘기라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