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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398612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1-12-03
책 소개
목차
1. 꿀꿀이죽 한 그릇마저 7
2.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19
3. 뽀빠이의 낡은 오토바이 29
4. 지금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열정 52
5. 나 아닌 다른 좋은 여자 65
6. 아버지가 물려준 시계, 여자가 선물해준 시계 82
7. 단추 하나, 이빨 하나 105
8. 산 너머에 산, 그 너머에 또 산 119
9. 남자와 여자는 다시 만난다 152
10.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 미래를 찾아가는 사람 176
11. 깊은 밤의 종로 거리 204
12. 붉은 태양이 만든 검은 연기 240
13. 모든 인생에는 자신만의 무게가 있다 247
14. 그리운 사랑은 추억으로 남는다 267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자아이는 정신없이 퍼먹기 시작했다. 여자아이는 항필에게 손을 펼쳤다. 동전 몇 개가 여전히 햇볕에 반짝였다. ‘우리는 거지가 아니에요’라는 자긍심의 신호였다. 항필은 빙긋 웃으며 여자아이의 손을 접어 주었다.
“너두 식기 전에 얼릉 먹어.”
그제야 누나도 죽을 먹기 시작했다. 허겁지겁 먹던 동생이 무언가를 뱉어냈다.
“컥.”
입 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보다 작은 하얀 면 덩어리였다. 순애가 민망한 얼굴로 혀를 끌끌 찼다.
“어마, 담배 꽁다리네. 이렇게 다 까져 허옇게 돼서 언니가 놓쳤나 보다.”
동생은 꽁다리를 바닥에 휙 버렸다. 그리고 다시 부지런히 숟가락을 놀렸다. 동생이나 누나 모두 별일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나처럼 팔자 거센 여자 말고… 너 빨리 좋은 여자 만나서, 그 여자랑 영화 봐. 미안하다. 항필아. 영화 보게 해 줘서 고마워. 짜장면도 잘 먹었어. 나 먼저 갈게.”
“자네, 이거랑 아까 그 꿀꿀이죽이랑 고르라면 뭘 먹겠나?”
“당연히 이걸 먹지요.”
항필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여보게… 자네, 나랑 이거 만들어볼 생각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