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8028153
· 쪽수 : 440쪽
· 출판일 : 2017-12-30
책 소개
목차
1장
1-1. 면서기 한민수
1-2. 타향살이
1-3. 사랑했지만
1-4. 고향, 태안
1-5. 나는 9급 공무원이다.
2장
2-1. 재앙의 시작
2-1. 가장 잔인한 겨울의 아침
2-3. 움직여야 한다.
2-4. 혼돈에 빠진 태안
2-5. 수상한 자원봉사단
2-6. 태안은 끝났다.
3장
3-1. 기름이라도 퍼내야지
3-2. 가난한 어부의 절망
3-3. 첫 자원봉사자
3-4. 시커먼 기름이 끝이 없다.
3-5. 사랑을 잃고 희망을 가져가다.
3-6. 밀려드는 자원봉사자
3-7. 우왕자왕하는 군청과 정부, 해경
3-8. 교장 선생님, 우리 선생님
3-9. 태안으로, 태안으로
3-10. 태안 사람들의 절규를 들어라.
3-11. 죽음
3-12. 보상 작업의 시작, 그러나...
3-13. 다시 살아나는 바다
4장
4-1. 기적
4-2. 상처를 걷어내며
4-3. 태안사랑
4-4. 2008년 여름, 태안 해변을 달리다.
4-5. 또 한 번의 축제
4-6. 태안 사람들은 아프다.
4-7. 공동체의 파괴
4-8. 영웅찾기
4-9. 시카고 자원봉사대회
4-10. 가뭄, 오해
5장
5-1. 다시 이곳에서
5-2. 의혹과 균열1
5-3. 죽음의 그림자
5-4. 의혹과 균열2
5-5. 태안 사람들, 그 사이의 균열
5-6. 작은 손들의 반격
5-7. 견딘다는 것
5-8. 견딘다는 것2
5-9. 민수와 대수
5-10. 다시 부활을 꿈꾸며
5-11. 엔딩
책속에서
대수는 눈을 비비고 바다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냥 바다색이 진한 게 아니었다. 수면 위에 검은 벨벳을 씌운 것 같은 검푸른 파도가 점점 높아지며 거세게 몰려오고 있었다. 기름이었다. 아니,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정제되지 않은 원유였다. 기름범벅이 된 시커면 파도가 삼킬 듯 해변으로 밀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시장에서만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게 아니었다. 하루를 시작하는 태안 곳곳에서 불길한 냄새가 감지되었다. 민수의 오빠 경철은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아내가 차려놓은 아침 밥상에 앉아 빨리 한술 뜨고 나가려는데, 어디선가 기름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숟가락질을 멈췄다. 아홉 살 먹은 아들 서준이는 아예 코까지 막고 징징거렸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주민들은 바다에 뜬 기름을 퍼냈다. 양동이와 바가지로 기름을 퍼서 대야에 모아서 날랐다.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 고무장갑을 낀 사람도 있고, 맨손도 보였다. 그 누구도 안전에 대해 염려하지 않은 채 기름을 걷어내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정신없이 기름 퍼내기에만 열중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금세 여기저기서 구역질을 하고 토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어지럽다더니 쓰러지는 여자들도 있었다. “아이고 이러다가 기름 퍼내기도 전에 태안 사람들부터 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