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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97430237
· 쪽수 : 398쪽
· 출판일 : 2021-05-03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 역사를 움직이는 진짜 힘
책머리에 • 적응과 실패의 도돌이표
01. 강물은 결코 복종하지 않는다
펌프와 컨베이어 벨트
02. 마지막 빙하기의 혹독한 세계 / 기원전 18000~기원전 13500년
03. 대온난화, 신대륙의 문을 열다 / 기원전 15000~기원전 11000년
04. 열기를 품은 컨베이어 벨트의 세계 일주 / 기원전 15000~기원전 11000년
05. 천 년의 추위, 천 년의 가뭄 / 기원전 11000~기원전 10000년
수백 년의 여름
06. 흑해에 잠겨버린 거대한 오아시스 / 기원전 10000~기원전 4000년
07. 도시와 문명의 실질적 지배자 / 기원전 6200~기원전 1900년
08. 사하라의 소 / 기원전 6000~기원전 3100년
행운과 불행의 차이
09. 엘니뇨, 대기와 대양의 춤 / 기원전 2200~기원전 1200년
10. 화산 폭발과 마른 안개 / 기원전 1200~기원후 900년
11. 모두가 한배에 탄 운명임을 깨닫다 / 1~1200년
12. 취약성의 문턱을 넘어버린 결과 / 1~1200년
마치며 • 불안한 지구의 여름 / 1200년~현대
주
찾아보기
책속에서
생존에서 중요한 것은 규모다. 석기 시대의 소규모 무리는 새 사냥터를 찾아 이동하여 그곳에 최대한 머무는 방식으로 가뭄에 대처할 수 있었다. 또 농경 촌락은 이웃 촌락에서 비상식량을 얻거나, 교역 관계를 통해 알려진 물 사정이 나은 지대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르 같은 대도시는 혹독한 가뭄의 파급 효과로 인해 꼼짝 없이 대규모 탈주와 기근을 겪을 수밖에 없었으며, 적응이나 회복이 쉽지 않았던 탓에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 소규모 재앙은 거뜬히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으나 대규모 재앙에 대해서는 오히려 취약성이 더 커졌다.
지난 42만 년간 모든 빙하기의 시작과 끝에 관한 상세한 기록을 제공하는 보스토크 샘플은 그 기간 동안 세계의 기후가 거의 언제나 변화 상태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내내 동요하던 기후는 충적세부터 그 경계를 돌파한다. 과거 1만 5천 년간은 온난화의 지속성, 안정성, 정도, 온실가스의 농도에서 보스토크 기록을 넘어선다. 이 특이하게 기나긴 여름을 틈타 인류 문명이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여름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지 못하고 있다.
기동력을 잃은 것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농경화의 결과가 아니라 기원전 13000년 이후 2천 년 동안 강우량이 증대한 탓이다. 독특한 상황이 연이은 결과로 아부후레이라처럼 비교적 적은 수의 수렵-채집자 무리들은 주변 환경, 이웃들과 전혀 새로운 관계를 맺기에 이르렀다. 우리 인간은 거미처럼 스스로 짠 보이지 않는 그물, 인간들끼리의 상호작용, 행동, 경험, 기억을 규정하는 의미 세계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그물 속에서 행동한다. 이 그물은 수만 년 동안이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