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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7509018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1-11-11
책 소개
목차
1부 봄밤
봄밤 11
북벽 12
창백한 푸른 점 14
저글링 16
여름밤위원회 18
악몽 20
물의 학회 22
흉내 24
눈치 26
망루 28
지구라는 사실 30
연좌제 32
회유 34
감나무를 뒤집자 36
불타는 의자 38
수염이라는 남자 40
의자를 심어 놓고 42
훈자, 강릉 44
2부 만추
폐곡선 49
만추 50
만두 52
작살 54
노자 56
마당이라는, 개의 이름 58
이발소 그림 60
양파의 참을성 62
달에는 펄럭이는 씨앗이 있다 64
트렁크 66
공평한 확률 68
숨통 70
전생을 모함하는 모임에 갔었다 72
새들의 취향 74
여섯 개의 손가락 별명 76
누군가 나무에 돌을 던졌다 78
궤짝 80
편집증 82
어이, 84
질문의 동네 86
사람이 너무 가벼워져서 88
손의 부축 90
근황 92
6월의 담장 94
3부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
흔들린 손 97
요동치는 정각에 만나요 98
빨간 실 100
책의 뼈 102
칼집 104
아랫입술을 깨물면 106
감량 108
미문 110
착석률 112
꿈에서 잠 밖으로 114
네모를 그려 새를 가둔다 116
흉몽과 놀았다 118
폐정일주 廢井日酒 120
술독 122
꽉, 막힌 사람 124
해설 127
채움과 비움, 그 역설의 시학
/ 이병국(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동쪽에서 도망치고
청춘이 되었다
청춘에서 헤어진 사람들은 모두 유족 같다
……
훈자, 무슬림 소녀 같은 봄
대자보들은 동쪽 해안의 캠퍼스에서 뜯겨졌다 중부에 서서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기울어지고 싶었다 그 덕에 시인이 되고 훈자에 도착해서 한 마리 여우가 돌아다니는 시를 쓰고 있다
- 「훈자, 강릉」 부분
풀리면서 형체가 되고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지나
산 사람의 흉내가 된다
주인이 죽은 고양이는 자꾸 흉내를 굴리며 논다
후각이 좋은 고양이는
죽은 사람이 막 도착한 세상의 냄새를 맡고
또 죽은 사람은 매듭이 없어
다시 뜨개질하는 옷가지들은 아무래도
그 몸을 흉내 내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을 흉내 내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도 있다
- 「흉내」 부분
할머니 둘과 일곱 살 아이가
버스를 기다린다
아이는 말보다 귀가 늙었다
온 동네가 다 아는 엄마 없는 아이지만
아이만 모른 척한다
아이는 성격이 좋아서
온 동네의 모른 척들과도 잘 논다
전 정류장을 출발했다는 버스는 기다려도 오지 않고
개나리는 어쩌자고 노란 리본을 셀 수도 없이 달고 있나
할머니 둘, 주고받는
작은 말들 중에
아이의 엄마가 언뜻언뜻 보였다 사라진다
엄마는 아무 나무도 안 된 것이 분명하지만
가끔 아이에게 들러 울먹울먹 다독이다 가곤 하는데
아이는 그 울먹울먹하는 때가
엄마 같아 좋다
- 「눈치」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