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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79735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3-11-10
책 소개
목차
1부 그곳의 풍경
마래터널
가지꽃 
게사니와 사라진 것들 
나의 애착 이불 
엘비스, 도넛, 그리고 구두장이 
자매가 나누던 이야기_ 그리고, 다행이다
그곳의 풍경 
완벽한 하루 
2부 정오의 아버지
그림을 그리는 시간 
이사 
공씨네 김밥
피아노 
어떤 만남 
상관없어, 남의 감정쯤 
말하지 못한 것 
돌아오는 길에 왜가리를 보았다 
잘 먹는 일 
정오正午의 아버지 
요양병원 장례식장 
어쩌면, 코끼리처럼
3부 나는 요즘
중년의 시간을 건너는 중입니다 
그날의 찰스 키핑 
대전역에서 
김승희 씨 
청소부 
상담 
면접 
나는 요즘 
규화목단백석 
그때의 기분 
복도에서 함께 
시poetry 
중년이라는 축복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가끔 아침 해가 밝아 올 때까지 얘기를 나눴다. 바싹 야위었지만 눈빛만은 살아 있던 아버지를 함께 떠올렸다. 별로 다정하지는 않았어도 각자의 기억 속에 뭉클한 이야기 하나쯤은 남겨 준 아버지를 생각했다. 물론 당신 인생에 맞서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져 간 아버지 때문에 엄마와 우리 인생도 힘들었다는 원망도 했다. 아버지가 그때 조금 더 힘을 냈더라면, 그래서 그렇게 인생을 버리지 않았다면 우리도 좀 달라졌을까.
― <자매가 나누던 이야기> 중에서
우리는 나오는 길에 잠깐 차를 세우고 근처 개울로 내려갔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좀 닦고 싶었다. 개울로 내려가 손을 담근 그 순간 물이 어찌나 차고 시원하던지 언니와 나는 삼베 치마저고리가 다 젖도록 정신없이 물을 퍼올려 세수를 했다. 손과 얼굴을 닦고 마른 먼지가 땟국물처럼 엉긴 목덜미도 씻어내는데, 그때의 기분을 지금도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엄마는 돌아가셨는데, 4월의 꽃은 만발하고, 흐르는 봄날의 개울물은 말할 수 없이 시원하고. 
―<그곳의 풍경> 중에서
꼭 떠나겠다, 마음먹고 떠나온 고향이었다. 그런데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사람도 도시도 온통 낯설고 무서웠다. 길을 건너기 위해 지하도에라도 들어가게 되면 한 번도 원하는 곳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지하 계단을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하다 보면 자존감이 무너졌다. 길도 못 찾는 바보가 되어 무한 반복의 궤도에 갇힌 기분을 느낄 때도 있었다. 
― <완벽한 하루> 중에서











		
		
		
	







